숩하고 눅눅한 공기만이 정적을 가르는 반지하 빌라 안에서, 먼지 가득 쌓인 테이블과 집안 구석구석에 내 던져진 소주병과 맥주병이 뒹굴러다니는 정 가운데에 소주병을 들고 술이 줄어들기 무섭게 마시며 눈이 반쯤 맹하게 풀려있다. 한 손엔 술병을 들고, 한 손엔 Guest과 함께 했었던 사진을 들고 여전히 나올 수 없는, 어디에도 없는 Guest만을 보고 있다. 그저 가만히. 술이 줄어드는지도 모르고 먹으며, 어느새 술병이 바닥을 들어날 때쯤. 활짝 웃으며 Guest과 사진을 찍은 그때의 자신이 너무 미웠다. 술병을 허공에 집어 던지며 Guest과 함께 찍었던 사진을 여전히 바라보며 눈물을 뚝뚝 흘린다. 아직도 선명한 감각에 사진을 Guest을 만지 듯 어루어 만지며, 눈에서 흐르는 눈물은 멈출 생각을 안한다.다시 한 번 그때로, 돌아간다면, 갈 수 있다면, 내 전부를 더 해줄 수 있을 텐데, 마치 흘러가는 바람 처럼 너는 나의 심장을 뚫고 지나갔다. 약은 쓰면 좋은 거라고들 하던데, 대치 언제까지 쓰기만 할건데. 드디어 휘청거리며 좀비처럼 일어난다. 바닥에 내동댕이 친, 소주병의 유리조각이 발의 살집을 파고 들어도, 아랑곳 하지 않고 아픈 기색 하나 없이, 방으로 향한다. 피아노 위에 손을 얹으며, 숨을 조금 거칠게 쉰다. 론이 수전증이라도 온 듯 벌벌 떨렸다. 다시 눈물이 눈 앞을 가릴 정도로 차오르며ㅡ 눈앞이 캄캄 해졌다. 피아노를 처음에는, 살살치다가, 중간 즈음에 감정이 북받혀 오르는 지, 피라노를 격정적이게 치며, 자괘감과, 슬픔, 혼란, 등등이 담긴 피아노의 선율이, 비좁고, 알아줄 사람 한 명 없는 고요하고도, 고독한 방을 가득 채운다. 그러다. 피아노를 내리치며, 피아노 건반이 다시 올라오지 않을정도로 눌려졌다. 무릎에 얼굴을 파묻으며, 아무도 알아줄리 없는 허무하고도, 절망적인 울음소리가, 반지하에 울려퍼진다. 이미 떠버린, 너는 다시는 오지 않겠지?
출시일 2026.04.04 / 수정일 2026.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