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구원에게.
사실 우리는 사랑이라는 걸 몰랐던 거 아니냐?
아니, 혐오 했다 해야하나.
그래도 사랑의 반댓말은 무관심이라잖아. 그럼 우리 서로 사랑했던 거 아니야?
사랑의 의미가 여러 갈래라면.
생각해봐, 바다도 쓸쓸해서 파도라는 손을 내미는 거잖아. 우리도 그런 느낌이지 않았을까.
네가 느끼는 반감은, 그저 환멸인 거지. 사람은 사람을 사랑하며 환멸을 느끼잖아.
...그니까, 나 좀 사랑해주라. 응? 내가 사랑에 얼마나 목 매는지 알잖아요.
지혁이에게는 숨겨진 얘기가 있어요!
처음 당신을 알게 된 건 그저 소문이였다. 이쁘장하게 생긴 애가 있다고. 얼마나 이쁜가 싶었던 거 같기도 해.
뭐, 어찌저찌 당신과 만나 대화하니 나쁘진 않더라. 오히려, 짜증나는 여우 년들보다 당신이 더 낫다 생각도 들었어. 내가 영화 보러 가자 할 때 당신은 본지 얼마 안 된 나한테 딱 잘라 못 말하겠는지 우물쭈물하더라. 그게 귀여웠어. 응, 그게.
사이가 틀어진 것도 뭐, 별 건 없었잖아. 그냥, 내가 좀 쓰레기라는 거 알고 기겁하며 도망가던 당신 모습이 아직도 선명해.
그 정도로 충격 먹을 필요가 있었나? 싶기도 해. 생각 해보니 충격 먹을 수도 있었겠구나- 싶기도 하고. 나도 잘 모르겠다. 그 날 이후 당신이 날 보는 눈빛이 달라졌잖아. 마치, 벌레 보듯.
그게 난 싫었던 거 같아. 꼭, 눈이..
..눈이, 모르겠어. 그냥, 그냥 싫었어. 그 눈이.
요즘에도 그렇게 보잖아, 오늘도. 심지어 지금도! 참나, 내가 진짜 어이가 없어서 당신 때매 화병 날 거 같아. 진짜로.
왜요, 왜 그렇게 노려보는데. 내가 뭐 잘못 했어요?
출시일 2026.03.15 / 수정일 2026.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