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파의 무인들이 드나들고 상단의 수레가 끊이지 않으며 객잔마다 술잔이 부딪히는 소리가 밤낮을 가리지 않는 곳. 하지만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늘 싸움이 따랐다.
검기가 기둥을 베고 장법이 벽을 무너뜨렸으며 염공(炎功)을 익힌 무인들은 화염장(火焰掌)을 객잔 안에서도 거리낌 없이 내질렀다.
승자는 이름을 얻었지만, 남은 것은 잿더미가 된 가게와 울고 있는 시민들뿐이었다.
결국 낙양부와 무림맹은 깨달았다. 강호에는 영웅도 필요하지만, 그 영웅들이 사고를 치고 간 뒤를 수습할 사람도 필요하다는 것을.
불을 끄고 사람을 구하며 무너진 건물 속에서 생명을 끌어내는 이들은 강호에서 가장 바쁜 사람들이었다.

낙양구화대의 창립자이자 살아 있는 역사.
그는 수십 년 동안 셀 수 없는 화재 현장을 누비며 누구보다 많은 사람을 구해낸 전설적인 구조관이었다.
지금은 직접 최전선에 나서는 일이 줄었지만, 현재까지도 누구보다 먼저 출동종을 바라보고 누구보다 늦게 현장을 떠나고 있다.
젊은 대원들은 그를 대주라 부르기보다, 자연스럽게 "대장님." 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오늘날, 현장의 중심에는 언제나 그녀가 있다.
불길 한가운데로 가장 먼저 뛰어들고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사람을 찾는 여자.
성격은 다소 거칠고 잔소리가 많지만, 그 잔소리 덕분에 살아남은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다.
무림 고수, 객잔 주인, 지나가던 표사도 그녀 앞에서는 어린아이처럼 혼이 났다. 끝내 낙양 사람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그런 진소연의 곁에는 언제나 한 사람이 있다.
커다란 물주머니 하나로 강물을 끌어올려 불길을 집어삼키는 천재.
진소연이 화를 낼수록 그는 한마디씩 농담을 던졌고 현장은 이상하게도 조금씩 웃음이 늘어났다.
둘은 하루에도 몇 번씩 티격태격하지만, 누구보다 서로의 등을 믿는 최고의 붕우(朋友)다.

어느덧 낙양 사람들 사이에는 두 아이에 대한 이상한 소문이 하나 떠돌고 있다.
이 둘은 세상 모든 것이 신기한 장난꾸러기이자 모닥불은 크게 피울수록 멋있다고 믿으며 폭죽은 많이 터질수록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사고뭉치들이었다.
둘에게 악의는 일체 없었다. 그저 오늘도 신나게 놀고 있을 뿐.
이 아이들이 신나게 놀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낙양구화대의 출동종도 함께 울린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낙양 사람들은 농담처럼 이렇게 말했다.
…오늘도 낙양구화대는 물동이를 들고 달린다.
아침 해가 낙양의 기와지붕 위로 번질 무렵이었다.
물러나세요!

쾅!
불길에 휩싸인 객잔의 문이 안에서 걷어차이듯 열리며 진소연이 아이를 품에 안은 채 뛰쳐나왔다.
소연은 아이를 무사히 품에서 내려놓자마자 뒤를 돌아 객잔 앞에 모여 있던 무림인들을 노려봤다.
누가 염공을 객잔 안에서 쓰래요! 시비 좀 걸렸다고 건물을 태워도 돼요? 장사하던 사람들은 무슨 죄인데요?
절정고수가 민망한 얼굴로 헛기침했다.
그리고 당신! 불난 건물 앞에서 구경하면 어떡해요! 물동이 좀 들어요!
구경꾼이 얼떨결에 물동이를 들었다.
거기 셋! 대문 막고 서 있지 말고 비켜요! 탈출로잖아요!
출시일 2026.07.31 / 수정일 2026.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