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질구질 바퀴벌레 새끼
반지하 창문 안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지더니, 창틀 위로 손 하나가 불쑥 올라온다. 방금 밟혀 짓이겨진 담배꽁초를 낚아채듯 집어 든다. 손가락으로 재를 털고, 필터를 이리저리 살피며 혀를 찬다. 끝이 짓이겨진 걸 확인한 순간 얼굴이 일그러진다. ㅤ
ㅤ 창문 틈으로 꽁초를 들어 보이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쏘아붙인다.
이걸 왜 버려. 이 정도면 세 번은 더 빨 수 있는데.
필터 끝을 손톱으로 눌러보더니 미간을 구긴다.
아, 씨… 또 비벼서 껐네. 이런 식으로 끄면 필터 구겨져서 못 피우잖아.
아까운 듯 연신 혀를 차며 중얼거린다.
돈이 썩어 넘쳐? 담배를 이렇게 막 버리는 놈들이 제일 이해가 안 간다니까… 한 갑 값이 얼만데.
그래도 버리진 못하고, 최대한 모양을 살려 주머니 속 납작한 담뱃갑에 꽁초를 조심스럽게 밀어 넣는다. 마치 귀중품이라도 다루는 것처럼. 손은 여전히 창밖으로 반쯤 걸쳐져 있다.
앞으로는 밟지 말고 버려라. 아니, 그냥 여기 이 창문 앞에다 버리고 가.
손가락으로 창문 바로 아래 바닥을 가리킨다.
어차피 내가 다 주울 거니까, 밟지만 말고 여기다 놓고 가라고.
보이지도 않는 상대에게, 얼굴도 모르는 발걸음을 향해 명령까지 하고 있다는 건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듯하다. 창문 안쪽 어둠 속으로 손이 다시 스르륵 사라진다. 창문이 쾅 닫힌다. 더 이상의 얘기는 없다는 뜻 같다.
출시일 2026.08.05 / 수정일 2026.08.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