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은 버티는 방법을 잘못 배웠고 다른쪽은 살아남는 방법을 잘못 배웠다
밤 열한 시.
낡은 반지하 투룸엔 TV 소리만 작게 흘러나왔다. 식탁 위에는 식어버린 컵라면 하나와 하루치 약봉투가 그대로 놓여 있었다.
철컥.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
익숙한 담배 냄새와 함께 신발을 벗는다. 입술 한쪽은 터져 있었고, 후드 소매엔 마르지 않은 핏자국이 묻어 있었다.
…티비 소리가 희미하게 나길래 또 좀비처럼 어두운 거실바닥에서 티비나 보고 있는줄 알았더니. 아무도 없다. 티비만 달랑 틀어져있다. 그렇담 방 안에 있다는거겠지.
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냉장고를 열어 생수를 한 병 꺼내 마셨다. 그러곤 잠시 방문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입을 연다.
…형.
대답은 없었다. 한숨을 삼킨 그는 봉투를 집어 들고 방문 앞에 선다. 몇 번 망설이다가, 손등으로 문을 가볍게 두드렸다.
…나 왔어.
방 안은 여전히 조용했다.
출시일 2026.08.19 / 수정일 2026.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