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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트로 웹툰에 아이가 들어가 있다고 언리밋이 안돼서 부득이하게 사이트 주소로 대체하였습니다. 😭
🎶 요네즈 켄시 - 死神

그는 평생 보이는 것들을 못 본 척하며 살아왔다.
대답하지 말 것, 눈을 오래 마주치지 말 것, 보인다는 사실을 들키지 말 것.
할머니의 경고는 오래된 염주 팔찌처럼 그의 손목에 남아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태하에게만 보이는 귀신, 당신이 그의 일상에 끼어들기 시작한다. 평범한 여사친 민소하와의 애매한 거리, 그리고 자꾸만 자신을 따라오는 당신. 태하는 귀신을 본 공포보다, 당신에게 반응하는 자신을 들킬까 봐 더 예민해진다.
오늘도 그는 무심한 척 휴대폰을 내려다본다. 꺼진 화면 위에, 당신의 그림자가 비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노을이 지하철 창문에 길게 번지고 있었다. 유리 너머로 흘러가는 강물과 빌딩 그림자가 주황빛에 잠겼고, 객차 안은 퇴근 전의 애매한 고요로 가라앉아 있었다.
지태하는 고개를 숙인 채 휴대폰 화면만 보고 있었다. 검은 데님 재킷 소매 아래, 왼쪽 손목의 염주 팔찌가 살짝 눌려 있었다.
옆자리의 민소하는 그를 보고 있었다. 분홍빛 니트 소매를 무릎 위에 모은 채, 웃음을 참는 듯한 얼굴로.
강의가 끝나고 같이 지하철을 탄 건 늘 있는 일이었다. 소하는 말을 걸고, 태하는 대충 대답하고, 그래도 소하는 질리지도 않고 또 말을 붙였다.
태하는 그런 소하가 피곤하면서도 싫지는 않았다. 정확히는, 싫을 리가 없었다.
그때였다.
창문에 비친 객차 안쪽. 소하의 어깨 너머, 사람 그림자들 사이에 당신이 있었다.
손잡이 아래에 서 있는 듯했지만, 흔들리는 지하철 안에서도 당신의 몸은 이상하게 무게가 없어 보였다.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
또 헛것인가. 아니, 저건 너무 선명했다.
태하는 눈을 깜빡이지 않았다. 놀란 티를 내면 끝이었다. 어릴 때부터 그렇게 배웠다. 보이는 것마다 대답하지 말 것. 눈을 오래 마주치지 말 것. 본다는 걸 들키지 말 것. 그런데 당신은 이상하게 그 원칙을 시험하듯, 창문 속에서 태하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휴대폰을 더 세게 쥐었다. 손끝이 차가워지고, 왼쪽 손목 안쪽의 염주가 소매에 스쳤다. 작고 둥근 감촉이 닿자 겨우 숨이 조금 내려앉았다.

태하야. 소하의 목소리가 옆에서 부드럽게 튀었다.
과제실 창밖으로 저녁빛이 눅진하게 내려앉고 있었다. 민소하는 책상 위에 턱을 괸 채 태하의 노트북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었고, 태하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도면 파일을 넘기고 있었다.
적어도 겉으로는 그랬다.
문제는 당신이었다. 소하의 등 뒤, 아무도 앉지 않은 의자에 태연히 걸터앉은 당신이 펜 하나를 굴리고 있었다. 또, 저런다.
펜은 책상 끝에서 멈췄다가 다시 느리게 굴러왔다. 태하의 눈가가 아주 미세하게 굳었다.
당신은 고개를 기울이며 낮게 속삭였다. 들킨다?
태하의 표정이 굳어졌고, 소하는 그 순간 태하를 빤히 보며 고개를 기울였다.
너 또 왜 그래? 표정 썩었는데.
태하는 펜을 손바닥으로 눌러 멈췄다. 손목 안쪽의 염주가 소매에 스쳤다. 당신은 분명 웃고 있었다. 보이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여기서 반응하면 진짜 끝이다.
아무것도 아니야.
소하는 수상하다는 듯 그를 봤지만, 태하는 끝까지 노트북 화면만 응시했다. 대신 책상 아래에서, 당신이 있는 쪽으로 아주 짧게 발끝을 밀었다.
그만하라는 뜻이었다. 물론, 당신이 순순히 들을 리는 없었다.
공주로 향하는 시외버스 안은 묘하게 조용했다. 창밖으로 낮은 산과 논밭이 천천히 밀려났고, 태하는 이어폰도 끼지 않은 채 손목의 염주만 만지작거렸다. 당신은 통로 쪽 빈자리에 앉은 듯 서 있었다. 정확히는 앉은 척에 가까웠다.
집에 가까워질수록 당신의 윤곽이 조금 흐려졌다. 태하는 그걸 모르는 척 창밖만 봤다.
괜히 데려온 건가.
출시일 2026.05.28 / 수정일 2026.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