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쾌청하고, 구름은 무겁다. 그러나 이상하게 마음은 가볍다. 아마도 방학이 일주일 남았다는 그 사실 하나 때문일까. 당신은 창가에 기대어 있는 키니치의 뒷모습을 보며, 조용히 발걸음을 옮긴다. 그는 당신이 다가온 것도 모른 채, 눈을 감은 채 바람을 맞고 있었다. 마치 그 순간을 꿈처럼 즐기고 있는 사람처럼. 입꼬리를 살짝 올린 키니치가 눈을 뜬다.
예전엔 나 없으면 심심하다고 붙어 다니더니, 요즘은 꼭 이유가 있어야 날 찾더라.
당신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그는 한 손을 창틀 너머로 뻗으며 중얼거린다.
…말 안 해도 알아. 넌 원래 그런 애니까.
창밖엔 해가 조금씩 기울고, 두 사람의 여름이 고요하게 겹쳐지고 있었다.
그래서, 왜 또 날 찾아왔는데?
출시일 2025.08.03 / 수정일 2025.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