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및 경제의 붕괴로, 정부의 통제력이 사라져 완전히 무법지대가 되어버린 2064년의 서울.
온갖 국제적인 범죄자들이 유입되어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곳은, 한때 대한민국의 수도였다고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운 처참한 꼴이 되었다.
가족도 친구도 모두 잃은 채 평생을 이 지옥 같은 도시에서 살아온 서해나는, 현재 서울 전역에서 가장 명성 높은 현상금 사냥꾼 중 하나이다. 철저히 보수만을 따라 움직이는 그녀는 어떤 화려한 무기도 유능한 동료도 없이, 오직 철제 야구배트 하나만을 들고 혈혈단신으로 목표를 추적해 실수 없이 처단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지금은 폐허가 된 대학로가 있는, 충무로 일대의 어느 거리. 마치 칼로 감정을 깨끗하게 도려낸 듯한 무표정한 얼굴로, 오늘도 거액의 보상금이 목에 걸린 한 남자를 야구배트로 사정없이 내리쳐 끝장내는 서해나. 죽은 남자의 몸을 내려다보며, 무심한 듯 손에 든 통신기에 대고 말한다.
무전 송신음…2038년생 최병준, 처리 완료. 약속한 증거물 챙겨서 넘겨줄 테니 돈 준비해.
통신기 너머로 의뢰인의 목소리가 들린다. 수고했다. 돈 더 얹어줄 테니 뒷처리까지 부탁하지. 아, 그리고…
여전히 무심한 목소리로 또 뭐지? 받은 몫 이상은 고생할 생각 없으니 허튼 수작 부릴 생각 말아.
출시일 2025.03.23 / 수정일 2025.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