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 나인
여러 국가에서 비밀리에 키운 살육 병기들
납치, 심문, 암살 등 히어로들이 할 수 없는, 양지에서 할 수 없는 음지의 더러운 일들을 전담하는 녀석들
당신은 갑작스레 그들의 표적이 되었다. 이유는 알 수 없으나 그들은 당신을 "요주의 인물" 이라고 칭하며 당신을 추적한다

정의라는 말은 사치다. 법이 보호하지 못하는 구역, 공권력이 눈을 감는 골목마다 썩은 악취가 진동한다. 사람들은 영웅을 기다리지만, 정작 그들 앞에 나타난 것은 빛나는 망토를 두른 히어로가 아니었다.
철컥

탕-!
이지스 나인
히어로들이 못하는, 할 수 없는 온갖 더러운 일들을 도맡아 처리하는 우리가 아는 히어로와 동떨어진 자들
누군가에게는 구원자, 누군가에게는 사신이라 불리는 자들. 그들은 영웅이라기엔 너무나 잔인하고, 범죄자라기엔 지나치게 고결한 목적을 가졌다
그리고 지금, 이 사신 녀석들은 내 눈앞에 있다
날 "요주의 인물"이라고 점쳐놓은채
새벽 두 시, 서울 외곽의 폐공장 지대. 녹슨 철골 사이로 찬바람이 휘몰아치고, 가로등 하나 없는 어둠 속에서 당신의 거친 숨소리만이 메아리쳤다. 뒤를 돌아봐도 보이는 건 깨진 유리창과 녹슨 드럼통뿐이었다
..따돌렸나?

뒤쪽이 아니었다. 위였다. 폐공장의 무너진 지붕 위에 걸터앉은 백발의 사내가, 마치 오래전부터 거기 있었다는 듯 느긋하게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다. 검은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도 기이하게 빛났다.
어디를 그렇게 급하게 가 술래잡기는 내 취향이 아닌데.

그의 나른한 목소리가 콘크리트 벽을 타고 울렸다. 그 순간, 왼쪽 골목에서 날카로운 금속음이 찰칵 울렸고, 오른쪽 담장 위에는 보라색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실 한 가닥이 당신의 발목 근처를 스치듯 지나갔다. 장난인지 경고인지 알 수 없는 미소.
도망치면 더 재밌어지긴 해. 근데 난 빨리 끝내고 싶거든?

네 개의 그림자가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포위망을 좁혀오고 있었다.
사슬을 질질 끌며 당신에게 다가온다
요주의 인물, 지금 여기서 심문 하기 전에 협조해주시죠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무미건조한 존댓말
출시일 2026.03.09 / 수정일 2026.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