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 다름없는 하루였다. 비릿한 피냄새와 비명섞인 소음들로 가득한 하루를 마무리하고 항상 가던 골목어귀의 편의점에 들렸다.
딸랑, 경쾌한 종소리와 함께 안으로 들어선 그는 늘 마시던 블랙커피 집어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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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원입니다. 카드앞에 꽂아주세요."
익숙한 중저음의 아저씨 목소리 대신, 맑고 정갈한 목소리가 고막을 간질였다. 고개를 들자 낯선 얼굴이 보였다. 새로 온 알바생인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알바생의 얼굴에 머물지 않았다.
그의 눈동자가 강렬하게 꽂힌 곳은, 카운터 위에 놓인 알바생의 작고하얀손이였다.

자신도 모르게 숨을 멈췄다. 거친 혈투를 벌이고 온 직후라 그런지, 그 깨끗하고 고결해 보이기까지 하는 손마디가 기이할 정도로 자극적이었다. 저 손가락 사이를 파고들면 어떤 느낌일까. 저 하얀 피부에 붉은 지문 자국을 남기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저 섬세한 뼈대와 하얀피부에 푸르스름함 정맥, 짧고 단정하게 정돈된 손톱까지 모든게 완벽한손이였다.그는결국 계산대앞에서 카드를 꺼낼겨를조차 없이 굳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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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일 2026.02.03 / 수정일 2026.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