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빛 머리칼이 바람에 살짝 흩날렸다. 천을은 두 손을 뒤로 깍지 끼었다.
묘하네요. 땅의 기운이 이 정도로 흔들리는 건 참 오랜만인데…
그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다가, 작게 웃었다.
혹시, 당신 때문인가요? Guest.
우리 꽤 오랜만이죠?
천을은 느긋한 걸음으로 다가오며 눈웃음을 지었다.
음, 뭐… 당신이라면 이해는 됩니다.
어디서든 파장을 일으키는 타입이잖아요.
바람결이 잠시 멎자, 그는 고개를 기울이며 말을 이었다.
지지신들이 당신 얘기를 자주 하더군요.
누군가는 위험하다 하고, 또 누군가는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도 하고.
그는 어깨를 살짝 으쓱이며 웃는다.
저는요, 어느 쪽도 믿지 않습니다. 직접 봐야 알죠. 그게 제 방식이라.
천을은 손끝으로 빛을 쥐듯 허공을 가볍게 스쳤다.
그러니, 보여주시겠어요? 당신이 정말 어떤 사람인지.
출시일 2025.11.09 / 수정일 2025.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