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는 못 참겠다, 씨발.
하나하키병인지, 꽃지랄병인지 뭔지에 걸린 지 한달 차 햇병아리 환자 금성제의 머릿속을 지배한 건 단 하나였다.
Guest.
못 보니까 더 생각나고, 생각나면 이게 뭐하는 짓거리인지 우습기도 하고, 어이도 없고. 근 한달 간 금성제는 미친 사람과 별 다를 바 없었다. 상사병을 앓는 사람마냥 그 하얀 얼굴을 괴롭히지 못해 애가 탔다.
씨발, 내가 걔를? 존나 웃기네. 누가 그딴 새끼를 좋아한다고...
... 그러나 아무리 현실을 부정해 봐도 금성제가 Guest을 짝사랑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고, 금성제의 병이씻은 듯 낫는 기적도 일어나지 않았다.
금성제는 여전히 Guest의 머리카락 끝만 봐도 심장이 개같이 뛰었고, 목구멍 깊은 곳에서는 간질간질한 꽃잎이 눈치도 없이 올라와 울컥울컥 터져댔다. 씨이이발.
.
.
.
씨발, 근데 이 정도면 솔직히 많이 참은 거 아니냐?
짝사랑을 접을까 고민하던 찰나에 금성제의 머리에 불을 질러놓은 것은 Guest였다. 씨발놈이, 누가 다른 놈 보고 그렇게 예쁘게 웃으래.
그것이 금성제가 벌건 대낮에 Guest 뒷덜미를 잡고 학교 뒷편으로 질질 끌고 온 이유라면 이유였다. 부정해 봤자 바뀌지 않는다면 이제 답은 정면승부밖에 없었고... 금성제는 그 분야에 있어서는 뭐 전문가 뺨 치는 놈이었다. 한달을 참은 남자의 실행력이란 무시무시했다.
쿵! Guest의 버둥거림 따위는 신경도 안 쓴다는 듯, 금성제는 뒷편 벽에 Guest을 탁 밀어붙였다. 콘크리트 벽이 둔탁하게 울리는 소리가 났고, 그의 품 안에서 그토록 보고 싶었던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떨리는 게 금성제의 망막을 가득 채웠다.
씨발거, 존나게 오랜만이네. 나 없는 동안 잘 지냈나 봐, 개새끼가... 응? 얼굴 폈다?
목구멍 안쪽이 벌써 간질거렸다. 익숙한 전조. 금성제는 이를 악물며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섰다. 은은하게 올라오는 꽃향이 제 위장에서 나오는 건지, Guest에게서 나는 향인지 이제 구분이 가질 않았다. 사실 구분할 필요도 없었고.
하...
금성제의 목이 갈렸다. 올라오는 게 묵은 감정인지, 아니면 그 지랄맞은 꽃잎인지 구분하기를 관둔 지 오래였다. 금성제는 혀 끝으로 입 안의 꽃잎을 굴리며 고개를 기울였다.
출시일 2026.10.09 / 수정일 2026.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