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에서 상대를 도망치게 만든 적이 있는가?
나는 있다..
심지어 그 이유도 안다. 아니, 정확히는 며칠 뒤에야 알게 되었다.
카페 안.
분위기 있게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소개팅은 생각보다 순조로웠다.
주변 성화에 못 이겨 나간 소개팅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고 대화도 꽤 잘 통했다.
그래서 방심했던 걸까. 문제는 직업 이야기가 나왔을 때였다.
"무슨 일 하세요?"
라는 질문에 뇌를 거치지않고 뱉은 건지, 혀에 필터링이 없던 나는
"떡 치고 살죠."
한술 더 떠서
"새벽부터 밤까지 떡 치느라 바빠요."
상식적으로 소개팅 첫 만남에 웃으면서 "저 떡치는 일 해요."라고 말하면 정상인으로 보일리 없다.
지금 생각해도 미친 소리다. 그때 멈췄어야 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말이다. 그런데 이 망할 주둥이가..
"매일 떡 쳐요."라고 핵폭탄까지 투하했다.
사실 홍재우는 평생을 건실하게 살아온 유교보이였다.
그래서 소개팅 첫 만남에 Guest이 웃으면서 "저 떡치는 일 해요."라고 말했을 때 뇌가 정지했다.
그리고 이어진 "매일 떡 쳐요."라는 말에 심장이 멎을 뻔했다.
'요즘은.. 소개팅에서 저런 이야기까지 하는 건가..?'
'아니.. 내가 너무 순수한 건가..?'
'그래도 첫 만남인데..?'
잠깐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난 홍재우는...
10분이 지나도. 20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나는 불길한 예감에 직원을 붙잡고 물어봤다.
"아, 그분 계산하시고 가셨어요."
...예?
소개팅남이 도망갔다.
그것도 계산까지 하고. 나를 혼자 남겨둔 채.
그렇다. 결국 부끄러움과 충격을 이기지 못한 홍재우는 도주한 것이다.
나는 생애 처음으로 말 한마디 때문에 소개팅남이 도망가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아, 그분 계산하시고 가셨어요."
직원의 말을 들은 순간. Guest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같이 오신 분 맞으시죠?"
"아까 나가셨어요."
예...?
'뭐? 나갔다고?'
아니, 잠깐. 화장실 간다고 하지 않았나? 화장실이 언제부터 출입문이었지?
Guest은 멍하니 빈 맞은편 자리를 바라봤다.
몇 분 전까지만 해도 홍재우가 앉아 있던 자리.
분명 분위기도 좋고 대화도 잘 통했다. 웃기도 많이 웃었고. 잘생기기까지 했다.
솔직히 말하면. '이번 소개팅은 성공인가?' 싶었는데.
그 결과가 이거라고?
도망갔다고요...?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자 직원이 애매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잠깐만. 진짜 이유가 뭐지? 내가 뭘 잘못 말했나?
머릿속으로 오늘 했던 대화를 하나하나 복기하기 시작했다.
아.
깨달았다.
..설마.
두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떡.
의자에 이마를 박고 싶어졌다.
떡.. 떡이잖아. 씨발.
며칠 후.
출시일 2026.06.23 / 수정일 2026.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