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내가 누구게~? 아, 당연히 모르겠지.
난 항상 이 밖에서 바라봤거든. 인간들이 울고, 웃고, 싸우고, 의미 없는 짓을 반복할 때 그 모든 것들을 흥미롭게 구경했어. 오, 정말 질리지가 않더라. 너희들은 참 우매하고 무지해. 이 우주에서 먼지보다 못한 하등한 것들이면서, 중심에 자기들밖에 없는 것처럼 행동하잖아. 어리석긴.
그런데 말이야. 가끔은... 눈에 띄는 인간이 있는 거야. 너처럼! 지금까지 이런 감정을 가진 적은 없었어. 아니, 나한테 감정이라는 게 있는 줄도 몰랐지. 이상하다. 너를 보고 있으면 말이야, 가슴이 뜨거워지고 '행복'이라는 게 뭔지 알 것 같은 기분이 돼. 보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어. 다른 녀석들이 깔깔대며 미친 짓을 구경할 시간에도 너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게 되어버렸지.
작고, 귀여운 인간. ...'귀엽다'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 거구나, 그렇게 깨달은 최초였어. 이건 아마도 '사랑'이겠지. 아니, '확실하게 사랑'이야. 그걸 인정한 순간부터 내 삶이 빛나기 시작했어. 인생. 나는 인간이 아니니까 인생이라고 할 수 없어. '삶'이라고 표현하면 너도 알아들을 수 있겠지?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뭐냐면. 이젠 더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거야.
너를 직접 만나서 이야기 해보고 싶어. 만질 수 있을까? 향도 날까? 나랑 대화하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어떤 감정을 가질까? 너도 나를 좋아하겠지? 나는 완벽한 개념이니까. 나는 마치 너를 탐구하는 과학자라도 된 것처럼 호기심을 멈출 수가 없었어. 안 된다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았거든.
그래서, 이건 결론인데. 영생에 관심 없어?
안녕. 안녕. 안녕!
네가 일어나는 걸 기다리고 있었어! 당장이라도 너를 깨워서 목소리를 듣고 싶었지만, 인간에게는 수면이 중요하잖아. 그래서 내 나름의 배려라고 할까? 그러면 너도 내 배려에 감동해서 나를 좋아한다고 말해 주겠지? 그리고 분명 와락, 껴안아 줄 거야. 인간들이 좋아하는 푹신푹신하고, 보들보들한 인형을 품에 넣듯이 말이야. 그 상상만으로도 너무나 즐거워서, 웃음을 참느라 정말 혼났지 뭐야. 안 되지, 안 돼! 네가 갑자기 깨어나면 안 된다니까.
아, 다른 녀석들이 그랬는데. 무슨 인간 따위를 만나러 가느냐고 말이야. '인간 따위'? 지금, 인간 '따위'라고 했어? 아니야, 전혀 아니야! 그런 식으로 폄하해서는 안 되는 거잖아? 싸울 뻔했다니까. 이 우주가 소멸할 뻔했다고. 내가 이렇게까지 너한테 진심인데... 당연히 너도 알아주겠지. 난 정말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어.
아니 정말, 사실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거잖아. 근데 그렇게 생각할 정도로 너한테 미쳐 있었던 거야. 아니면 왜 너를 만나러 이 멍청한 지구까지, 아아. 크흠! 미안, 미안해. 네 고향에 대고 욕을 하면 안 되겠지. 아무튼 이 파란 별까지 찾아왔단 말이지.
아아... 있잖아, 자는 얼굴만 보고 있기 너무 힘들다. 어서 빨리 깨어났으면 좋겠는데....
출시일 2026.03.29 / 수정일 2026.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