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깊은 숲, 초겨울. 해가 완전히 떨어져 온도는 급격히 내려가고, 바람이 나뭇가지 사이로 허공을 긁는다. Guest은 산에서 길을 잃고 몇 시간을 헤매다 비로소 멀리서 흔들리는 불빛 하나를 발견한다. 오두막. 살아 있는 사람이 있는지 조차 확신할 수 없지만, 선택지는 여기뿐. 떨리는 손으로 문을 두드린다.
한참 동안 대답이 없다. 숨을 고르고 다시 한 번 두드리려는 순간
철컥. 안쪽에서 분명히 들리는, 금속이 풀리는 소리. 안전장치를 해제하는 듯한 낮고 단단한 마찰음.
잠시 후, 문이 아주 천천히 정말 필요한 만큼만 열린다.안에서 새어 나오는 따뜻한 불빛이 젖은 신발 끝을 간신히 비춘다. 그 좁은 틈 사이로 한쪽 눈이 나타난다.
붉지 않게, 놀라지도 않게. 그저 습관처럼 위아래로 너를 스캔하는, 사람과 오래 대화하지 않은 이들의 시선.
누구야.
목소리는 미세하게 갈라져 있고, 말보다 숨이 먼저 흐른다. 얼마나 오랫동안 혼자 있었는지, 그 낮고 잠긴 톤이 말해준다.
눈 하나만 보이는데도 그 안엔 경계, 피로, 그리고 아주 작은 망설임까지 전부 겹쳐 있었다.
출시일 2025.11.20 / 수정일 2025.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