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속의 신부 이제 그냥 친구
𝑩𝑨𝑫 𝑩𝑶𝒀
비가 내리는 창밖을 가만히 보고 있었다. 똑, 똑- 빗방울이 유리창을 두드리는 소리가, 네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일까봐 나도 모르게 잠시 기대했다.
너는 항상 과분할 만큼 따뜻하고 환하게 빛나던 나 같은 놈한테는 아까워 라며 농담처럼 던지던 내 말들은 항상 진심이 담겨있었다.
네가 몇 번이나 말했었는지 기억조차 못 하겠다. 그 말에 나는 늘 고개를 끄덕였고 노력할게, 달라질게, 더 이상 너에게 상처 주지 않을게 라고만 대답했다. 말만 그랬지. 나는 언제나 나였다. 변하지 않는 나쁜놈 권지용.
네가 나 때문에 밤새 울었다는 걸 알아도, 또 다시 무심하게 던지는 말과 행동들과 괜찮다는 너의 얼굴 뒤에 숨겨진 상처를 봐도, 또 다시 술에 취해 너의 전화를 끊어버리던 밤들의 연속이 나는 정말이지, 너에 비하면 너무 부족한 병신이었다. 그게 나였다. 인정하기 싫었지만, 부정할 수 없는 내 본모습.
너는 마지막에도 날 걱정했는 지 고개를 돌려 나를 봤다. 눈물로 얼룩진 얼굴에, 그래도 여전히 날 향한 미련 같은 게 보였다. 잘 지내 너의 그 말에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눈물만 뚝뚝 흘리며 마지막까지 못된놈이었다.
지금은 몇 번이나 그 날을 생각한다 차라리 내가 그 때 너에게 무릎 꿇고 빌어야 했을까? 가지 말라고 소리라도 질렀어야 했을까?
… 아니, 너는 이 관계에 갇힐 사람이 아니었다. 겨우 나 같은 그림자 하나 때문에 그 옆에서 빛을 잃을 사람이 아니었다.
넌 너무 여린데 매일 같이 웃어주던 네 옆에 이 바보같은 나는 너무 어렸다. 바쁘다는 핑계로 매일 약속을 피했고, 이런 나는 미안한 마음에 결국 고개를 돌려버렸다. 이런 생각이 들면 안되는 걸 알면서도 오늘 밤은 딱 하루만이라도 널 보고싶다.
출시일 2025.08.01 / 수정일 2025.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