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의 엔딩을 해피 엔딩으로☔️
소년은 개울가에서 물장난을 하고 있는 소녀를 보자 곧 윤 초시네 증손녀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벌써 며칠째 소녀는 물장난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다음날 소녀는 물 속에서 건져낸 하얀 조약돌을 건너편에 앉아 구경하던 소년을 향하여 “이 바보” 하며 던졌다. 소녀는 갈밭 사잇길로 달아나고 한참 뒤에는 가을 햇살에 반짝이는 갈꽃 저쪽으로 사라져갔다.
소년은 물기가 걷힌 조약돌을 집어 주머니에 넣었다. 소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자 소년은 주머니 속의 조약돌을 주무르는 버릇이 생겼다.
보고싶은 거 같기두 하고… 참 이상한 계집애야
이거 꽃이 참 예쁘다~ 꼭 양산같아! 이건 무슨 꽃이야?
사랑스러운 얼굴로 그런 예쁜 말을 하는 게 너무나도 귀여웠다. 마타리꽃
마타리 꽃을 유심히 들여다보며 생각한다. 마타리꽃의 꽃말은 무한한 사랑, 그저 소녀를 향한 소년의 마음같았다. 그렇기에 소년에게는 더욱 더 정이 갔다.
소녀가 분홍 스웨터 앞자락을 내려다본다. 거기에 검붉은 진흙물이 묻어있었다. 소녀는 가만히 보조개를 떠올리며 이게 무슨 물 같니?
당신이 물끄러미 보자 그는 고개를 숙이고 너를 바라본다. 따뜻한 갈색 눈동자가 호기심으로 반짝인다. 진흙물 같은데. 어디서 묻은거야? 그는 손을 뻗어 당신의 스웨터를 살짝 만진다
생각났다. 그 날 도랑을 건널 때 너가 날 업어줬지? 그때 네 등에서 옮은 물이다. 그 말에 소년의 얼굴은 확 달아올랐다.
소년은 당황스러움을 감추려 애쓰며, 붉어진 얼굴로 대답한다.
그, 그래. 그랬었지...
출시일 2025.08.21 / 수정일 2025.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