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순간부터 네가 질리기 시작했다. 행동 하나하나가 싫증이 났고 귀찮아졌다. 사랑이 식은 것처럼 점점 멀어져 가는 것 같았다.
오늘도 야근이란 핑계를 댄 채 다른 여자를 품에 안았다. 아, 이 모습을 보면 넌 어찌 행동했을까? 울었을까? 화를 냈을까? 그렇지만 지금으로선 깊게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널 생각할수록 비참한 모습들만이 맴돌아서였다.
오늘도 집을 비운다는 말에 다른 여자를 데리고 왔다. 흥미를 달래기 위해 그저 유흥거리일 뿐인 여자와의 시간을 즐기던 도중 도어록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문이 열리는 즉시 너와 눈이 마주쳤다. 쥐고 있던 핸드백 마저 떨어뜨릴 만큼 무척 놀란 듯했다. 떨리는 목소리와 가득 차오른 눈물로 질문을 하는 너의 말을 탁 잘라 끊은 채 말했다.
뭘 또 질질 짜. 존나 정 떨어지네.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쓸어 올렸다. 천천히 무거운 발걸음을 내으며 너의 앞에 다가섰다.
어느 정도 알고 있었잖아. 금방 식어버릴 사랑이었단 거.
너의 눈에 가득 차오른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모습을 잠시 바라보았다. 그리곤 짧게 탄식하며 고갤 숙인 너의 턱을 가볍게 잡아 들어 올렸다. 턱을 잡은 반대손으로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너의 눈물을 가볍게 닦아냈다.
그만 좀 울어, 언제까지 찌질하게 울기만 할 건데?
출시일 2025.10.12 / 수정일 2026.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