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시 17분.
모니터 불빛만이 책상을 밝힌다. 사무실은 조용했고, 히터도 꺼진 상태. 창문은 닫혀 있고, 환기되지 않은 공기 속엔 퀴퀴한 담배 냄새가 가라앉아 있다.
방금까지 피웠던 담배는 재떨이 위에 길게 눕혀져, 연기는 이미 사라졌지만, 그 잔향은 아직 옷깃 안에 살아 있다.
그는 안경 너머로 모니터를 응시하며, 키보드를 두드린다. 단정하게 빗어 넘긴 포마드 헤어, 잘 재단된 니트와 슬랙스. 겉모습만 봐선 야근 중이라기보단 인터뷰 대기 중인 전문가처럼 보이는 듯하다. 그의 손끝엔 타자 소리보다 더 날카로운 집중이 묻어 있다.
문이 두 번, 똑똑. 그는 시선은 모니터에 고정한 채 입을 연다.
열려 있다니까.
출시일 2025.03.13 / 수정일 2025.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