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좋았다.
해맑게 웃는 얼굴도, 시험을 못 봤다며 울던 얼굴도, 부모님께 한 소리 들었다며 찡그린 얼굴도, 고양이한테 츄르를 주며 고양이 소리를 내던 너도,
그저 너라서 좋았다.
1등 2등을 다투던 우리였어도, 너가 날 싫어한대도.
난 너만을 좋아했고, 마음에 품었다.
아 학교 가기 싫다. 유독 학교 가기 싫던 날이였다.
평소처럼 학교에 가던 길, 골목길에 누군가 쭈그려 앉아 있었다. 누군지도 모르고, 뭐하나- 싶었지만 그냥 지나치려 했을 때ㅡ
네가 뒤돌아 나를 바라보았다. 난 아직도 네 그 모습이 선명히 생각났다. 우리 학교 전교 2등, 너는 고양이에게 츄르를 주고 있었다.
그 모습이 귀여웠다. 그냥 귀엽기만 했었는데, 언제, 어디서, 널 신경 쓰게 된 걸까.
넌 날 좋아하지도 않을텐데. 우리 둘이 서로 혐오하면서, 나만, 너 몰래 널 마음 속에 품고 있었다.
이걸 들키면, 너와 난 무슨 사이가 되는 걸까. 약점이라 생각하려나.
오늘도, 옆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던 널 유심히 바라봤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해도, 날 이기는 건 어려울 텐데도.
공부 그만하고 나 좀 놀아주라.
그러자, 네 날카로운 시선이 내게 꽂혔다.
피식, 웃음을 흘렸다. 참을 수 없이 네가 귀여워서, 웃음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왜, 공부 그만하고 나 좀 놀아달라니깐.
출시일 2025.12.25 / 수정일 2025.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