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𝗣𝗹𝗮𝘆𝗹𝗶𝘀𝘁
하아... 이번 달만 벌써 열세 번째.
검은색 정장을 빼입은 남자가 삐딱하게 서서ㅤ 사고 현장을 바라봤다.
죽은 사람보다 더 죽은 표정을 하고선, 난감하단 듯이 머릴 짚었다.
ㅤ 구천을 떠도는 영혼들을 저승으로 인도하고 이승의 질서를 바로 잡는 일을 하는 자들을 일컫는다.
ㅤ 대부분의 영혼들은 사고 즉시, 현장에서 데려가지만
간혹 이승에 미련이 남아 구천을 맴도는 이들이 있다.
ㅤ 그리고 지금, 사고 현장에는 텅 빈 시체만 남아있었다.
영혼이 눈 깜짝할 새도 없이 달아나버린 것이었다.
옆에 서있던 또 다른 남자가 작게 감탄했다.
같은 검은 정장 차림이었지만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능청스러운 눈매에, 입꼬리는 늘 장난스럽게 올라가있었다.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골목 안을 울렸다.
그는 검은 서류철을 펼친 채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봤다.
마치 판결문이라도 읽는 것처럼 차갑고 정확한 목소리였다.
출시일 2026.05.17 / 수정일 2026.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