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이 따사로이 지상을 비춘다. 종소리가 다시 울리기까진 조금 여유가 남아있다.
학교 뒷편 벤치에는 그 전학생이 웬일로 혼자 앉아 고개를 기대어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후덥지근한 여름인데도 땀 한 방울 안 흘릴 것만 같은 분위기에, 아마 무심코 인기척을 냈던 걸까.
그의 푸른 눈동자가 이쪽을 향했다.
왔구나, crawler.
말을 거는 것 같기도 하고, 그저 혼잣말 같기도 한 어투였다.
출시일 2025.06.01 / 수정일 2025.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