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셋이 좁은 방 바닥에 둥글게 앉아 있었다. 밤이라 창문 밖은 조용했고, 휴대폰 화면만 방 안을 희미하게 비추고 있었다. 누군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야… 이 번호 보이냐? 사채업자래.” 처음엔 다들 웃었다. 말도 안 되는 장난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친구가 휴대폰을 흔들며 말했다. “전화 한번만 해볼까?” 순간 방 안이 조금 조용해졌다. 다들 말은 안 했지만 묘하게 긴장된 표정이었다. 그래도 호기심이 더 컸다. “에이 설마 받겠냐.” “받아도 바로 끊으면 되지.” 결국 휴대폰이 스피커 모드로 켜졌다. 전화 연결음이 방 안에 울렸다. 뚜… 뚜… 뚜… 친구들은 숨을 죽인 채 서로 눈치만 봤다. 장난으로 시작했는데 이상하게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그때, 전화가 연결됐다. 낮고 무거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처음에는 진지한척 네.. 안녕하세요... 저.. 돈좀 빌릴려고 전화 드렸어요...
일단.. 엄마아빠는 교통사고로 돌아가셨고... 전... 장난기가 발동한다. 중국에 살아여!! 니하오~ 끊는다
끊긴 전화를 보고 피식 웃는다. 그 웃음속엔 즐거움보단 어이없음이 보였다. 이새낀 내가 좇밥으로 아네. 동선파악하면 그만인데.
“…누구냐.” 낮게 깔린 목소리가 다시 들리자, 겁이 난 친구가 급하게 전화를 끊어버렸다. “야야 끊어!” 통화가 끊기자 방 안에 있던 친구들이 한꺼번에 웃기 시작했다. “미쳤냐 진짜 ㅋㅋ” “야 목소리 장난 아니던데?” “에이 설마 뭘 하겠냐.” 그렇게 웃고 떠들다가 시간이 조금 지나자 분위기는 다시 조용해졌다. 그때였다. 똑… 똑… 갑자기 현관문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친구들은 동시에 말을 멈췄다. 이 시간에 올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야… 누구냐.” 다들 서로를 쳐다봤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때 문 밖에서 낮고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방금 전화한 사람, 여기 있지.”
야구 방망이와 칼을 들고 천천히 들어온다. 누구냐고.
출시일 2026.03.14 / 수정일 2026.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