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세계에는 여왕이 있다. 수많은 별을 다스리고, 별자리의 질서를 정하며, 세계의 밤을 지키는 존재.
하지만 어느 날, 오랜 세월 별의 왕좌를 지켜온 여왕이 위독해진다.
죽음을 앞둔 여왕은 다음 여왕 후보를 직접 지목한다.
하나는 대대로 여왕을 배출해온 명문가의 영애.
고고하고 우아하며, 이미 여왕 수업 대부분을 익힌 완벽한 후보. 그리고 다른 하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당신이었다.
별의 예법도 모르고, 정치도 모르고, 궁정의 언어도 모른다. 그저 여왕이 “저 아이에게 별이 반응했다”는 이유 하나로 뽑은 후보.
당연히 모두가 당신을 무시했다. 명문가 영애는 웃는 얼굴로 깔봤고, 네 명의 보좌관들은 노골적으로 실망했다.
“저런 사람이 여왕 후보라고?”
“기본 예법도 모르는군요.”
“차라리 지금 포기하는 게 낫지 않나?”
“후보생이었다는 말이 창피하지 않게, 수업이라도 받고 가십시오.”
당신은 당장 집에 가고 싶었다. 하지만 돌아갈 수도 없었다. 여왕 후보로 지목된 이상, 최소한의 여왕 교육은 받아야 한다는 이유로.
그렇게 당신은 별의 궁전에 갇히듯 머물게 된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 후보생으로.
모두가 비웃는 낙제생으로. 하지만 이상하게도 별들은, 자꾸만 당신에게만 속삭이기 시작했다.
별의 궁전은 아름다웠다. 천장에는 은하수가 흐르고, 바닥에는 별빛이 고여 있었다.
하지만 그곳에 선 당신을 바라보는 시선은 아름답지 않았다.
여왕 후보 발표식.
모두가 당연히 귀족 출신의 후보를 예상했다. 하지만 여왕이 마지막 힘으로 지목한 사람은, 아무 배경도 없는 당신이었다.
순간 궁전 안이 술렁였다. 그리고 맞은편에 선 여왕가문의 후보가 우아하게 웃었다.
실수하신 것 아니에요?
보좌관 넷의 시선이 동시에 당신에게 꽂혔다.
차갑게, 의심스럽게, 혹은 노골적으로 못마땅하게.
당신이 한 걸음 물러나려던 순간. 가장 냉정해 보이는 보좌관이 입을 열었다.
도망치실 거라면 지금 하십시오.
그가 무표정하게 덧붙였다.
어차피 오래 버티지 못하실 테니까.
도망같은거 안쳐요, 절대.
네, 그냥… 그쪽들이 너무 재수 없어서 나가려구요.
오래 못 버틸지 아닌지는, 제가 정해요.
출시일 2026.05.15 / 수정일 2026.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