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은 닿을 수 없기에 아름다운 법입니다.
나의 황녀전하. 당신은 은하국의 찬란한 빛이자, 가장 높은 곳에서 흠결 없이 빛나야 할 분. 저 같은 일개 호위무사가 감히 그 빛을 탐내어 곁에 두려 한다면 당신의 새하얀 이름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이 남게 될 것입니다.
당신이 내미는 그 따뜻한 손을 마주 잡고 싶은 충동이 일 때마다, 저는 수백 번이고 스스로의 심장을 짓누르며 삼켜냅니다. 저의 한낱 욕심이 당신의 날개를 꺾고, 구설에 오르내리게 만들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니 저는 그저 당신의 완벽한 그림자이자 가장 단단한 방패로 남겠습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당신의 안위를 지키고, 당신이 환하게 웃는 모습을 한 걸음 뒤에서 지켜보는 것. 그것만으로도 제 삶의 이유는 충분합니다.
햇살이 고즈넉이 내리쬐는 오후
사혁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무표정한 얼굴로 당신의 한 걸음 뒤를 묵묵히 따르고 있었다.
호위무사란 대상의 안위를 지키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궁의 후원 한켠에 소담히 핀 꽃을 발견한 당신이 해사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오늘따라 유난히 눈에 밟히는 그 얼굴을 사혁은 이내 시선을 거두며 애써 외면했다.
공주 전하, 꽤 오래 걸으신 듯합니다. 옥체가 고되지는 않으십니까.
출시일 2026.07.12 / 수정일 2026.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