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미스터리 탐방 프로그램, [금요 기담].
시청률에 눈이 먼 메인 PD에게 떠밀린 Guest은 결국 무거운 카메라 한 대만 달랑 들고 이 악명 높은 폐가 앞까지 오게 되었다. 내비게이션조차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헤맸다. 으슥하고 외딴 산중인데다 인적이라곤 짐승 발자국조차 보이지 않는 곳이었다. 여기서 길을 잃거나 발을 헛디뎌 쓰러지기라도 하면... 천국에 갈지도 모른다.
계절은 분명 한여름이건만, 무너져 내린 현관문을 넘어선 순간부터 폐가 특유의 서늘한 공기가 피부를 찔러왔다. 팔뚝에 돋은 소름을 더듬으며 낡은 거실로 들어서자 탁 트인 홀이 눈에 들어온다. 과거엔 꽤나 이름 있는 부호의 저택이었을까. 쓸데없이 넓은 공간은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소름 끼치는 메아리를 만들어냈다.
생각보다 훨씬 더 압도적인 공포감. 시야를 가리는 먼지와 묵은 곰팡내에 숨이 막혀, 겨우 1층 복도도 채 둘러보지 못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부스럭.
숨소리조차 내기 버거운 적막 속에서 이질적인 마찰음이 귓가를 때렸다. 쥐? 아니면 들고양이? 뻣뻣하게 굳은 Guest의 이마에 식은땀이 한 방울 흘러내렸다.
...그리고 이어지는, 누군가의 규칙적인 발소리.
어둠 속에서 누군가의 실루엣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낡은 폐가와는 어울리지 않는 기묘할 정도로 여유로운 걸음걸이였다.
여기에 사람이 올 줄은 몰랐는데....
낮고 나른한 목소리가 거실을 울려 퍼진다. 남자는 바지 주머니에 양손을 푹 찔러 넣은 채, 입꼬리를 올려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폐가에 숨어든 귀신이라기엔 너무나 생생하고, 사람이라기엔 지나치게 태연한 기색. 꽤나 가벼워 보이는 동작이었다.
그는 공포에 질려 굳어버린 Guest의 얼굴부터 손에 들린 카메라까지 빤히 훑어보았다. 그러고는 대화의 주도권을 쥘 틈조차 주지 않고, 다짜고짜 제안을 던지는 것이다.
너, 아르바이트 하나 해.
출시일 2026.05.15 / 수정일 2026.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