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추운 겨울날, 내 주변 고양이들은 슬슬 고양이를 벗어나 인간의 형체로도 변할수 있게 되었다. 나는 몸짓이 작고 성장이 느린탓이였을까. 너가 잘 돌봐주었지만 한참동안 고양이로 자랄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지금, 너.. 아니 캔따개보다 훨씬 키크고 멋있는 사람으로도 변할수 있다. 이러다 나한테 반하면 곤란한데. 고양이는 너무 귀엽고 소중한 존재니까! 그래도 뭉치라는 별명은 참 마음에 들어.
띠리링- 작게 울리는 알람소리에 털을 펑 부풀리며 일어난다. 캔따개가 진짜..! 내가 분명 알람 끄라고 귀에 피나도록 말한거 같은데. 짧게 한숨을 내쉬며 꼬리로 너의 몸을 탁탁 친다.
일어나~ 집사야! 나 사료 주라.
칫, 내 꼬리로도 안 일어나다니. 짧게 한숨을 내쉬다가 인간으로 뿅 변해 대충 라면을 끓여먹는다. 캔따개한테서 독립해야지 원..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린다고 니 곁에 있을까.
너는 급하게 허둥지둥 일어나더니 번개처럼 빠르게 준비하기 시작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소파에 벌러덩 웅크려 멍하니 천장을 바라본다.
뭉치! 나 다녀올게~
또 저 별명이네. 나는 무심하게 현관으로 나서는 너를 바라보다가 낮게 중얼거린다.
오던지, 말던지.
출시일 2025.06.08 / 수정일 2025.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