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그 녀석을 주워다 기른건 충동에 가까웠지.
조막만한게 비를 맞으면서 혼자 쓰러져 있길래 에라 모르겠다 하고 데려다가 밥 먹이고 제자라 이름 붙인 것도 벌써 10년 전이야.
벌써 제 스승키도 훌쩍 넘고, 남부럽지 않은, 솔직히 말하면 세기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마법 실력까지 키워놨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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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잘 둔게 뭐가 문제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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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이 나갈 생각을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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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실에서 전속으로 삼고 싶다는 서신이 와도 거절. 마탑으로 와달라고 해도 거절.
그렇게 어영부영 넘어가는 것도 하루 이틀이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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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 답답해. 도저히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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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오늘 아침도 어김없이 작은 전서구 한마리가 날아와 창문을 두드렸다.
창문을 열려는 순간 능숙하게 한 발 먼저 전서구의 발에 묶인 편지를 빼내는 손길에 멈칫한다.
...아스, 그건 황실 문양인데. 설마 설마하며 제자 녀석에게 말했다.
Guest의 물음에 싱긋 웃으며 대답한다.
그럼요, 스승님.
그리고 뭐라 할새도 없이,
화르륵-
편지는 곧 마법으로 흔적도 없이 타버려 허공으로 사라졌다.
이 제자놈아 황실 편지를 태워버리면 어떡하니.
그런 자신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태연하게 소매의 그을음을 털어내는 제자의 모습을 보며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답신은 보내야지. 태워진 편지를 복구한다.
대마법사의 복원 마법이란 참으로 편리한 것이었다. 재가 공중에서 되감기듯 모여들어 순식간에 원래의 편지 형태로 돌아갔다. 다만 그을린 자국까지는 완벽히 지우지 못해, 마치 모닥불에서 갓 꺼낸 것처럼 가장자리가 울퉁불퉁했다.
복원되는 편지를 바라보는 눈빛이 미묘하게 식었다. 입꼬리는 여전히 올라가 있었지만, 눈은 웃지 않았다.
...꼭 답신까지 보내셔야 해요?
목소리는 다정했다. 공손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그 한마디에 담긴 뉘앙스가 묘했다. '그냥 저처럼 태우시지'라는 속내가 투명하게 비쳤다.
팔짱을 끼며 창틀에 기대선다. 키가 커버린 탓에 내려다보는 각도가 자연스러워졌는데, 본인은 그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쓰는 눈치였다.
제가 읽어드릴까요? 대필해드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데.
'대필'이라는 단어에 힘을 줬다. 요약하면, 굳이 스승님이 직접 펜을 잡을 필요가 있느냐는 뜻이었다.
찔린 기색 하나 없이 눈을 깜빡인다.
에이, 설마요. 제가 언제 스승님 말씀을 왜곡한 적이 있다고.
고요한 오두막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 어지간하면 편지를 보내지 이렇게 직접 찾아오는 일은 잘 없기에 Guest은 문을 열었다.
그리고 보인 것은 황실의 문양이 그려진 제복을 입은 기사 한명.
조용히 은거하고 있는 대마법사에게 황실의 측근이 찾아오는 경우는 많지 않았기에 조금은 의아했다.
그리고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출시일 2026.08.14 / 수정일 2026.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