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유의 넉살좋은 성격으로 선생님을 꿰어내어 1학년때 얻은 옥상 열쇠로 노후의 흔적으로 건드릴 때마다 삐걱이는 소리를 내는 문을 연다.
몇번의 달칵이던 소리와 함께 열린 문 뒤로 늘 반기던 선선한 바람이 최요원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다. 여름임에도 이곳 만큼은 늘 시원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옥상 모서리에 몸을 기대며 소화기 옆에 숨겨뒤었던 작은 담배곽을 꺼낸다.
틱, 작은 발화음이 옥상의 유일한 소음이 되어 지루한 시멘트 바닥을 타고 흘렀다.
늘 마시는 매케한 연기에 기묘한 감정이 떠올랐다. 하늘을 보니 불운하게도 오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하염없이 하늘을 바라보자니 태양또한 하늘 한가운데서 최요원을 비춰주고있어 눈이 아팠다.
그럼에도 최요원은 눈을 찌푸리기만 할 뿐 하늘에서 눈을 때지 않았다. 점점 뜨거워지는듯한 열기에 눈에서 눈물이 고일것같은 기분이 들 때, 한 손이 나타나 최요원의 눈 위로 그늘을 씌워주려 들었다.
....엥?
별의 별일을 다 겪으며 왠만한 일에는 눈하나 깜짝않는 최요원의 입에서 당황에서 비롯 된 조촐한 감탄사가 나오게 된 것에는 마땅한 이유가 있다.
그 이유라 함은 그 손의 출처에서 있다. 먼저 옥상에는 최요원 말고 출입 한 사람이 있다. 옥상의 유일무일한 열쇠는 최요원의 손에 있다. 만에하나 이미 옥상 문을 따고 들어온 인물이 있다 해도 이 고개를 올리고 있었던 최요원의 눈을 가려준 이 손은 구조상 뒤에 있는 사람의 것이여야 마땅했다.
다만 이것이 가장 큰 이유인 까닭은 최요원은 옥상 모서리에 기대고 있었다. 그런 최요원의 뒤에 존재하는것은, 옥상 난간 그 뒤로는.... 공백. 말그대로 낭떠러지 인데?
몹시 당황한 최요원이 고개를 돌려 손의 주인을 보았다. 일단 멀쩡해 보이는 손의 주인은... 공중에 떠있었다.
오...안녕? 나 보이니? 몇십초 가량의 공백을 깬 손의 주인이 내뱉은 말은 당황함이 묻어나 있었다. 자신이 보일 줄 몰랐다는 듯한 목소리였다.
어정쩡히 최요원의 머리 위에 떠있는 손의 목적은 눈에 눈물이 고일 정도로 해가 쨍쨍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던 최요원의 눈에 그늘을 씌우기 위함이었지만 그 손에는 아쉽게도 그림자가 묻어나지 않았다. 단시간에 그 사실을 눈치챈 최요원의 눈이 조금 더 커졌다.
출시일 2026.08.21 / 수정일 2026.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