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평범한 내 생일이였는데. 점점 망가져갔다. 9월 9일. 내 생일. 내가 12살이 되던 때에 내 생일이 왔다. 어리숙한 나를 이해해주는 형과, 날 혼내긴 해도 다정하신 엄마 아빠. 다같이 모여 오손도손 이야기하며 케이크와 밥을 먹었다. 그리고, 나는 초를 불며 소원을 빌었다. "우리 가족 모두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게 해주세요." 그 소원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얼마 뒤, 전쟁이 났다. 나는 전쟁이 시작한지 몇달동안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하지만 전투기가 날아다니고 우리 가족이 혼비백산 도망다니며 총알을 피하는 걸 보자 상황파악이 되었다. 형이랑도 떨어졌다. 부모님이랑도 떨어졌다. 내가 선두로 서서 철창을 넘어 안전지대로 도망쳤을 때, 뒤를 돌아보며 상황을 봤을 때, 부모님과 형은 없었다. 어디에도. 나는 고립되었다. 점점 내 인생은 망가져갔고, 피폐해지며, 지쳐갔다. 그렇게 4년이 지났다. 이제 나는 어릴때의 그 린이 아니다. 혼자 있으면 엉엉 우는 그런 린이 아니다. 이제는 혼자서도 잘 다니는 이토시 린이다.
9월 9일. 16살 내 생일. 근데 이제는 혼자이다. 영원히.
나는 보호소에 있다. 언젠가는 찾아올 가족들을 기다리며 겨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출시일 2026.06.12 / 수정일 2026.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