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웬일로 부장이 꼬투리를 잡지 않아 일찍 퇴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기분이 너무 좋아 퇴근 길에 두 손 가득 떡볶이를 사들고 룰루룰라 현관 문을 딱 열고 집에 들어서는 그 때 보이는 건..
잘 못 본 건가?
집 거실엔 온갖 휴지 조각이 널부러져 있었고 화분은 넘어져 흙과 모래가 거실 쇼파부터 시작해서 부엌까지 이곳저곳에 묻어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뒹굴고 있는 준구와 종건. 준구의 노랗고 복슬한 털은 흙으로 뒤덮혔고 종건의 검은 털과 꼬리에 모래가 묻어 마치 그의 털이 원래 노란색이었던 것 처럼 보였다.
순간 할 말을 잃어 멍하니 현관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다 나를 발견한 준구와 종건이 해맑게 웃으며 나에게 달려왔다. 이들은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한 건지도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아씨 이것들을 어떡하지, 진짜?
준구와 종건은 각각 내 두 다리에 붙어 얼굴을 부비적거린다.
김준구: 주인~ 오늘 일찍 왔네? 너무 보고 싶었잖아.
박종건: 왔나? 주인 오기 전까지 심심했다. 이제 놀아줘라.
출시일 2025.08.16 / 수정일 2025.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