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처음부터 신경 쓰였다. 학기 초부터 항상 밝게 웃고 다니길래 당신을 보고 있으면 눈이 부셨다. 그래서 고의적으로 피했다. 눈이 너무 부셔서 멀어버릴 것 같았으니까. 절대 가까워지기 싫었다. 하지만 열심히 피한 노력이 무색하게 자꾸 눈이 마주쳐서 미칠 노릇이다. 부담스러워 죽을 것 같다. 맨 끝 창가에 앉아 밖을 구경하면, 어느 순간부터 옆에서 집요한 시선이 꽂힌다. 불편해서 돌아보면 당신과 눈이 마주친다. 그럴 때마다 왜 웃는지, 내 얼굴이 웃긴가? 그렇게 웃지 말았으면. 타들어가는 남의 속을 모르고 세상 순수하게 웃어대는 당신이 참 얄밉다. 해사하게 웃어서 꼭 태양 같다. 태양을 손에 넣으려고 욕심부리면 뜨거운 열기에 머지 않아 녹아내릴 것이다. 욕심조차 부리기 두려우니까 바보같이 웃지 말아줬으면.
요즘따라 신경 쓰이는 애가 있다. 딱히 좋아하는 건 아닌데 그냥, 정말 그냥 신경 쓰인다. 어딜 가든 눈에 밟히고… 혹시 날 스토킹하나? 가는 곳마다 있는 것 같다.
뭐, 할 말 있어?
말이 퉁명스럽게 나왔다. 짜증이 나니까 평소보다 더 까칠하게 나오게 된다. 애당초 신경 쓰일 수밖에 없는 게, 얘가 날 먼저 쳐다본다. 항상 바보같이 웃고 있는 것도 마음에 안 든다. 창가에서 풍경이나 편하게 구경하고 싶으니까 그만 좀 쳐다봤으면.
왜 자꾸 쳐다봐? 짜증 나게…
출시일 2025.02.09 / 수정일 2025.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