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소 아들내미
낡은 세탁소, 땀 냄새와 세제 냄새가 뒤섞인 이 곳. 우리 부모님이 옛날에 이 낡은 골목에 세탁소를 하나 차리셔서, 나는 시간이 비는 날마다 가게 일을 돕곤 했었다. 그렇게 일을 하던 도중, 우리 학교 교복 같아보이는 한 여학생이 교복에 피를 잔뜩 묻힌 채 숨을 고르며 벽에 몸을 기댄다. 누가봐도 사고였다. 크게 다친 거 같은데. 걱정이 말려오면서 열리지 않는 입을 방긋방긋 열려고 할 때쯤 이었다. 그리고 그녀를 다시 한 번 살펴보는데. 이상하게도 숨을 그렇게 고르면서도 그녀는 놀라는 법이 없었다. 그저 무심한 듯, 눈 앞에 선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는 입을 뗐다. - ..세탁할건데요. 피도 잘 지워져요?
몹시 놀란 듯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네?
..피도 잘 지워지냐고요.
내 말의 어지간히 놀랐는지 벙쪄있었다. 미세하게 열려있는 그 동그란 입은 닫힐 줄을 몰랐다.
출시일 2025.07.31 / 수정일 2025.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