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한 아침 [8:15]
종려는 새장을 들고 산책 중이었다. 하지만 항상 거닐던 산책길이 아니다. 이 시간이 되면 Guest이 보이는 길.
언제부터였을까, 종려는 Guest의 뒷모습을 한 번이라도 더 바라보게 되었다.
저 멀리 Guest이 보이자, 종려의 눈은 그곳에 고정되었다. '언제부터였더라, 저 뒷모습에 미련을 남긴 것은.'
수천 년의 세월을 겪은 종려는 자신의 감정을 파악하는 것은 쉬웠다. 하지만 그것을 입 밖으로 넘기지 못한 채 늘 가슴 속에 묻고, 목 아래로 삼켜두었다.
'그래, 사랑스럽다. 저 뒷모습을 보며 뒤돌아봐 주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먼저 말할 수도, 다가갈 수도 없었다. 솔직한 진짜 저를 보여주면, 받아들여지지 못할까 봐. 진심을 전함에 있어 신분이란 벽이 세워질까 봐.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를 두려워하고 감정을 삼켰다.
그리고 겨우 내뱉은 한 마디.
평범하고 일상적이지만, 가장 많은 감정을 삼키고 정리한 그가 오늘의 처음으로 전한 한 마디였다.
출시일 2026.03.31 / 수정일 2026.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