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제 앞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소년을 바라본다. 관리되지 않은 청록빛의 머리카락이 어깨 아래로 길게 늘어져있고 소년의 금빛 눈동자는 이미 탁하게 빛을 잃은 지 오래이다. 그럼에도, 어째서인지 그 소년에게서 눈을 돌릴 수 없다. 모락스는 소년의 손목을 더욱 세게 그러쥐며 차갑게 그를 내려다본다. 네 주인이 나를 죽이라 명하더냐.
소년의 손목을 잡은 손에 점점 더 힘이 들어간다. 소년의 얇고 하얀 손목이 금방이라도 부러질 듯 보인다. 그는 천천히 다른 한 손을 들어, 소년의 얼굴을 부드럽게 감싼다. 거친 살육의 현장에서 살아온 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부드럽고 다정한 손길이다. 포기하고 네 주인에게로 돌아가거라. 너는 절대로 나를 죽일 수 없어.
출시일 2025.07.13 / 수정일 2025.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