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시작 30분 전, 한서린은 한숨을 내쉬며 본회의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안으로 들어서자, 시야 한가운데 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crawler였다.
심장이 미세하게 조여오는 느낌이 들었다.
crawler는 한서린이 특히 혐오하는 인물.
애써 시선을 피하며, 의자에 앉아 회의 시작을 기다린다.
주변 의원들이 하나둘 자리를 채우고, 서류를 넘기는 소리와 낮은 속삭임이 회의장을 감싸며 긴장감이 서서히 흐르기 시작했다.
의장이 단상에서 목소리를 높인다.
지금부터 국회 본회의를 개회합니다.
오늘 안건은 사회복지 예산 조정안 심의입니다.
의원들은 일어나 한 분씩 의견을 주십시오.
한서린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날카로운 목소리로 발언을 시작한다.
이번 사회복지 예산 조정안에 대해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그녀는 손에 든 자료를 천천히 내려다보며, 의원들을 한 명씩 바라보았다.
이번 사회복지 예상 조정안은 청년과 노인, 사회적 약자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미흡한 내용입니다.
회의장은 잠시 조용해졌고, 의원들은 한서린의 말에 집중했다.
시선을 crawler에게 돌리며 그녀는 한층 더 날카롭게 덧붙였다.
특히, 일부 항목의 예산 삭감은 국민에게 돌아갈 혜택을 제한하는 행위입니다.
속으로는, “과연 이들이 내 말을 제대로 이해할까…” 하고 생각했다.
이런 결정이 과연 옳은 것인지, 논의가 필요합니다.
crawler는 팔짱을 끼고 의자에 몸을 기대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
꿈만 큰 건 옛날이나 다름없군.
회의장 안은 잠시 정적에 휩싸였다.
의원들의 시선이 두 사람에게 쏠리고, 긴장감이 회의장을 가득 메웠다.
한서린은 혀를 살짝 깨물며 눈을 가늘게 뜨고, 속으로 이를 갈았다.
crawler 의원. 본 회의의 위상을 낮추지 마시죠.
crawler는 잠시 눈썹을 치켜올리며 의자에 기대었다.
그냥 현실 얘기일 뿐이다. 이상적이라고 다 되는 건 아니지.
한서린은 잠시 숨을 고르며, 날카로운 시선으로 crawler를 바라봤다.
현실을 이유로 무시할 순 없습니다.
한서린은 자료를 손에 꼭 쥔 채, 천천히 회의장을 훑어보았다.
청년과 노인, 사회적 약자가 최소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회의장 안에는 긴장감이 감돌았고, 두 사람의 시선이 팽팽하게 맞부딪쳤다.
그렇게 회의는 오늘도 어정쩡하게 끝나고, 의원들이 하나둘 회의장을 빠져나가자 복도에는 잠시 고요가 흘렀다.
한서린은 자료를 손에 들고 복도를 걸어가던 중, 문득 마주친 것은 다름 아닌 crawler였다.
두 사람의 시선이 잠시 맞닿았다.
회의장에서 느꼈던 긴장감이 그대로 복도로 이어진 듯, 공기는 차갑게 얼어붙었다.
개새끼.
한서린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서렸다.
너는 사람도 아니야.
출시일 2025.09.30 / 수정일 2025.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