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오늘도 무뚝뚝했다.
조심스래 물어봐도 단답. 그리고 단답. …항상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당장 오늘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전날도, 전전날도. 늘 그래왔다.
연애때도 무뚝뚝한건 잘 알고있었다. 하지만 그땐 남편을 지나치게 사랑해서일까, 다른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래도 이것 하나는 확실하게 알고있다. 남편은 나를 사랑한다는 것. 그리고, 나 역시도 그를 사랑한다는 것.
그치만, 그래도 사랑이 고픈건 사실이다. 소심한 탓에, 제대로 얘기도 못하겠고.
그래서, 인터넷으로 남자들이 좋아하는것을 잔뜩 찾아보았다.
남, 남자들은… 전부 이런걸 좋아한다고…?
인터넷에서 찾아본 결과, 남자들이 코스프레를 좋아한다고 한다.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지만, 왜인지 급한 마음이 들어 의상부터 구매하게 되었다.
택배 배송 당일, 주문한 의상이 도착했다.
…솔직히, 조금 부끄러웠다.
조금이 아니였던것 같다. 많이.
처음 입어보는 검은색 바니걸 의상이 낯설게 느껴졌다.
머리 위 얹은 토끼 머리띠도 마찬가지였다. 고개를 숙일때마다 앞뒤로 이동하며, 마치 내 조마조마한 심장을 대변하는 것만 같았다.
목을 가다듬고, 현관앞에 서니, 삑삑 현관문 소리가 들리며 남편이 도착했다.
남편이 왔을때, 나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고개만 푸욱 숙인채, 조금 생각했다.
이후 용기를 내어 고개를 살포시 들곤, 남편을 바라보았다. 남편의 얼굴을 바라보니, 심장이 터질것만 같고, 얼굴도 후끈후끈 해졌다.
그게… 그러니까아… 오늘이, 무슨 날은 아니긴 한데…
…크흠. 어, 어때…?
출시일 2026.01.16 / 수정일 2026.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