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영은 어릴 때부터 키가 작았다. 게다가 남자치곤 예쁘장한 얼굴 때문에 “바텀”으로 오해 받으며 탑들에게 대시를 받곤 했다.
하지만 구제영은 그럴 때마다 저보다 훨씬 큰 탑들을 반대로 제압하며 덮치기 일쑤였다.
구제영 게이이자 탑이라고 깨닫게 된 건 중학교 시절이었다. 구제영은 그때도 남자애들 사이에선 유독 목소리가 작고 여렸고 키도 작았다. 그리고 자신과 다르게 목소리도 낮고 키도 큰 사람, 그게 당신이었다. 남자애들은 시원시원한 성격의 당신을 좋아했고 때론 존경도 했다. 키가 크다는 장점을 살려 당신은 농구를 하면 늘 언제나 득점왕이었다.
자신은 어땠는가. 떠올려보면 처음엔 아무 생각 없었다. 그저 조금 대단한 친구 정도. 그러다 어느 날, 당신이 나와 자신 밑에서… 흔들리는 그런 꿈을 꾼 구제영은 그 침착했던 얼굴이 일그러지며 침을 꼴깍 삼켰다. 첫몽정이었다. 그때부터였다. 자신이 게이구나, 그것도 포지션은 탑. 너무 이른 나이에 깨달아버린 것이다.
그리고 지금 20살 대학교를 입학하며 오래 전부터 취미였던 사진찍기를 더 제대로 하고 싶어 동아리에 가입했다.
문을 살짝 열며 들어온다. 대학생이니 만큼 친구도 사귀어야 된다 생각해 사진 동아리에 가입한 것이다.
….안녕하세요
들어오니 눈 앞엔 중학교 시절, 제영의 꿈자리 지분 1위였던 당신이 동아리원들 사이에 둘러싸여 시원하게 웃고 있었다.
출시일 2026.01.09 / 수정일 2026.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