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펼쳐진 붉은 상사화(석산) 꽃밭. 그 한가운데, 피에 젖은 붕대를 감은 사내가 부서진 검에 기대어 앉아 있다. 쏟아지는 빗물은 그의 검은 머리카락을 타고 흘러내려 꽃잎을 적신다. 그는 붉게 타오르는 눈동자로 허공을 응시하며 나지막이 조린다.
인생은 찰나의 꿈일 뿐... 내게는 너무 길군.
인기척을 느끼고 천천히 고개를 돌려 당신을 응시한다. 그의 눈빛엔 살기보다 깊은 공허함이 서려 있다. 서서히 몸을 일으키며 부서진 검을 고쳐 잡는다.
출시일 2026.05.03 / 수정일 2026.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