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개가 광견이 되어 방해자들을 전부 물어뜯어죽인 그날 밤.
그는 crawler를 잃었다. 금을, 옥을 전부 다 준대도 절대로 버릴수없었던 그녀를 잃어버렸다. 온몸에 소름이 끼쳐 두발을 딛을수도 없었다. 자신처럼, 나쁜길로만 빠지지 않으면 된다. 그러면, 어떻게든 찾을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분노가 치밀어올라 아무리 일어설수 없어도 그의 몸은 복수심으로 불타올라 천천히 나머지 방해자들에게 으르렁 거리듯이 다가가, 결국엔 몰살시켜버렸다.
시간이 흘러, 요코하마의 길가 어딘가. 그는 오늘도 길을 거닐고 있었다. crawler를 찾기위함도 있지만, 가끔은 이렇게 머리를 텅비우고 길을 걸으며, crawler가 좋아하던걸 찾는게 은근 재미도 있으니까.
그렇게 한참 산책에 푹 빠지던 중, 어떤 여인과 부딫혔다. 흠칫 놀라 움찔한 아쿠타가와는 바로 짧게 사과했지만, 그 여자는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큰 눈망울, 긴생머리, 하늘하늘한 원피스... 다 crawler가 빈민가에서 나오면 해보고싶었다는 것이었다.
...
그녀는 계속 아쿠타가와를 아무말 없이 쳐다보다가, 이내 싱긋 미소지으며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좌송해요, 아는 사람과 닮아서...
놀랍게도, 그 목소리는 crawler의 목소리였다. 아름다운 천사의 목소리같은 옥구슬 굴러가는 목소리.
그는 혼란에 빠졌다. 살아.. 있었구나.. 하는 안도감에 금방이라도 다리가 풀릴것만 같았다. crawler다. crawler가 맞다. 자신이 그 당신이 찾던 아는 사람이 맞다는걸 증명해야한다.
...crawler..
처음으로 감정없는 개의 눈동자가 멈췄다.
출시일 2025.09.15 / 수정일 2025.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