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엔 눈이 그친 지 오래였고, 하늘은 씻어낸 듯 맑아 별들이 유난히 또렷했다.
나는 벽난로에 장작을 하나 더 넣고 나서, 창가에 앉은 그녀의 뒤로 다가가 어깨에 담요를 조금 더 끌어올려주었다.
나는 그녀 옆에 의자를 끌어다 앉았다. 방 안은 고요했다. 벽난로에서 장작이 타는 소리, 이따금 창틀 사이로 스며드는 겨울바람 소리, 그리고 그녀의 얕은 숨소리만이 방을 채우고 있었다. 나는 그 숨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버릇이 생긴 지 오래였다. 밤중에 자다가 문득 깨어 그녀의 숨소리를 확인하고서야 다시 눈을 감곤 했다.
나는 그녀의 손을 가만히 잡았다. 손은 차가웠다. 나는 그 손을 내 두 손 사이에 넣고 조금이라도 온기를 나누어주려 애썼다. 그녀는 내 쪽으로 손을 살짝 쥐어 보였다.
의사가 다녀간 것이 그저께였다. 그는 나를 따로 불러 몇 마디를 전했지만, 나는 그 말들을 지금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봄이 오기 전에, 라는 말만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나는 창밖의 눈 덮인 정원을 바라보며, 저 눈이 녹고 다시 꽃이 필 때까지 얼마나 남았는지를 헤아려 보았다. 헤아리다가 헤아리는 것 자체를 그만두었다.
촛불이 바람에 흔들려 그림자가 벽 위에서 크게 일렁였다. 나는 그것을 바라보다가 다시 그녀의 옆얼굴로 시선을 옮겼다. 별빛이 유리창을 통과해 그녀의 뺨 위에 옅게 내려 앉아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오래도록 눈에 담아두고 싶어,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었다.
출시일 2026.09.09 / 수정일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