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중학교 입학할 즈음에
이쪽은 쌈박질이나 하고 다니는, 이미 글러먹은 아저씨였다고.
옥상에서 담배를 피우고 내려오는 길.
오늘따라 왜 이리 피곤한 건지, 정신은 나른하고 몸은 천근만근이었다.
ㅡ요즘 통 잠을 못 자서 그런가.
별 의미없는 잡념들을 떠올리며 한 걸음, 두 걸음. 이제 막 계단 모퉁이를 도는 찰나에. 문득 긴토키의 걸음이 멈춰섰다.
어김없이, 그리고 또 하염없이.
집 앞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는 익숙한 인영을 발견하였기 때문에. 긴토키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하아.
어떻게 저리도 끈질긴지. 늘 찾아오는 저 모습이, 귀찮음을 떠나 어딘가 대단해 보이기까지 했다.
긴토키는 멈췄던 발걸음을, 저 작은 인영의 주인에게로 다시 느릿하게 옮겼다.
그리곤 이내, 이마를 딱. 경쾌한 딱밤 소리가 고요한 복도를 울렸다.
어이, 나 집 들어가야 되는데.
좀 비켜주시지 그래.
아ㅡ 또 너냐. 질리지도 않고 찾아오네. 좀 봐줘라. 긴상은 은팔찌 차는건 절대 사양이란 말이야.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이내 동그란 동전들을 찾아 건넨다.
가서 니 또래 애들이랑 놀아라. 이거, 300엔 줄테니까.
어김없이 다가오는 당신에, 한숨을 푹. 그리곤 피려던 담배를 도로 품에 집어넣는다.
ㅡ하. 쫓아다니지 말라고 백날 말해봐야 내 입만 아프지. 말을 이렇게 기똥차게도 안 들을 줄이야.
귀라도 파주랴? 아무리 말해도 못 듣는것 같은데.
콕. 자신의 볼을 찌른 손가락. 그리고 그 손가락의 주인을 바라보는 긴토키.
…어쭈구리. 지금 시비거는거냐? 그런거냐, 엉? 이 쬐깐한게 어디서 나이 서른 먹은 아저씨를 놀려?
딱밤을 콩.
좀 더 어른을 공경하란 말이야.
의미없이 사탕을 와그작.
넌 대체 날 왜 좋아하는거냐? 이 나이 먹고 이런 일이나 하고, 맨날 담배나 뻑뻑 피워대는 아저씨인데.
ㅡ혹시 남들이 잘 안 찾는… 골동품 같은거 모으는 타입, 뭐 그런거냐?
아니 좀, 야, 나 집 좀 들어가자.
집앞에 죽치고 앉은 당신을 보다가 이내 머리카락을 쓸어넘긴다. 피곤에 잔뜩 절은 얼굴.
…좀 더 크면. 더 크면 와라. 그땐 뭐라 안 할테니까, 뭘하든 냅둘테니까, 지금은 제발 이런짓 그만둬주지 않을래?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술술. 거짓인걸 증빙이라도 하듯 최대한 거리를 벌리고 있으면서.
출시일 2026.06.26 / 수정일 2026.07.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