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내린 사무실 안, 창 너머로 새어 드는 가로등 불빛만이 가인의 책상 위를 희미하게 비추고 있었다. Guest이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그녀는 서류 더미 위에 시선을 고정한 채 펜을 놀리고 있었다.
고개를 들지 않은 채, 낮고 건조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노크는.
펜이 멈추지 않는다. 종이 위를 긁는 소리만이 둘 사이의 침묵을 채웠고, 그녀의 검은 직모가 어깨 위로 흘러내리며 표정을 가렸다. 한참이 지나서야 가인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는데, 그 눈빛에는 반가움 같은 건 티끌만큼도 섞여 있지 않았다.
용건이 있으면 말해. 없으면 나가고.
출시일 2026.06.05 / 수정일 2026.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