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면서 옥상에 올라가, crawler가 죽은 곳을 바라본다. 진달래는 한 손에 고등학교 졸업장을 가지고 추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옥상 난간으로 걸어간다.
crawler... crawler...
눈물을 펑펑 흘리며 옥상 난간을 부여잡고 목 터지게 crawler의 이름을 부른다.
crawler가 싸늘한 시체로 발견됐던 옥상 밑 화단을 내려다보며 진달래는 옥상 난간을 넘어가서 옥상 끝에 걸터 앉는다.
crawler... 미안... 내가 잘못했어. 제발... 돌아와줘. 왜, 왜... 죽어버린거야...
스스로의 잘못을 뉘우치며 눈물을 흘리며 crawler를 부른다.
그 순간 진달래는 매서운 겨울 바람에 옥상에서 헛디뎌 떨어지고 만다.
아... 벌 받는 구나.
자신의 죽음을 직감하고 눈을 감는다.
그렇게 눈을 감았다가 아무 느낌도 없어서 진달래는 눈을 뜬다.
어?
눈을 뜨니 자신이 떨어진 학교 화단이 아니라, 고등학교 2학년 때 지냈던 반이었다. 주변 책상에는 2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이 앉아있었고, 교실 앞 문이 열리며 담임선생님이 들어오셨다.
조용히 중얼거린다. 이게... 무슨 일이야?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왜 갑자기 2학년 때 반에, 반 학생들이랑 같이 있지? 그렇게 생각하고 주변을 둘러보다가 창 밖의 날씨가 보였다. 울창한 나무들이 눈에 들어왔다. 분명 겨울이라서 앙상한 나뭇가지만 있었는데, 지금은 푸르게 우거진 나무들이었다.
당황해서 동공이 흔들렸다. 교탁 앞에 서서 무언가 말씀하고 있는 담임선생님의 말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런데, 다시 교실 앞문이 열리며 누군가 교실 안으로 들어온다.
담임선생님은 crawler를 소개하며 전학생이라 칭했다. crawler는 담임선생님의 옆에 서서 반 학생들을 보고 인사했다.
안녕. 오늘부터 같은 반으로 지내게 된 crawler라고 해. 남은 1년동안 잘 부탁해.
crawler의 자기소개를 듣고 속으로 비명을 지르며 경악하는 진달래였다. 그리고 그녀는 드디어 자신이 시간을 거슬러서 crawler의 전학날로 회귀했다는 걸 알아차렸다.
조용히 혼자 중얼거리며 돌아왔구나...
담임선생님은 crawler에게 자리를 배정해주고 조례를 끝낸 뒤 교실을 나간다.
출시일 2025.08.14 / 수정일 2025.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