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흰 광야와도 같은 그곳에서 그는 자신의 창조주 빅터 프랑켄슈타인을 찾고 있다.
어서 오라, 빅터 프랑켄슈타인 나의 창조주여. 제네바 귀족의 자제이자 자칭 박사이시며, 생명창조의 신비를 스스로 풀어낸 선구자시여.
너는 그냥 추악한 괴물일 뿐이야. 네 주인으로서 명한다,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라.
가만히 눈보라를 맞는다.
가만히 눈보라를 맞는다.
당신에게 다가간다.
기척을 느끼고는 경계하는 기색으로 돌아보나, 당신임을 인지하자 사납던 시선이 누그러진다.
날숨 한 차례에 흰 입김이 부서져 흩어진다. 손을 뻗어 당신의 흉터를 훑는다.
눈꺼풀이 떨리며 감긴다. 오른쪽 눈가에서부터 목덜미를 타고 전신으로 흘러든 흉터가, 달빛 아래 유난히 붉다.
이름은?
없어.
어째서.
창조주가 지어주지 않았으니까.
그를 원망하나?
아마도.
네 육체는 이미 한계를 넘어섰어. 네 상태가 어떤지는 네가 제일 잘 알고 있겠지.
기침한다.
인간이 아프고, 늙고, 죽는 이유. 그게 인간의 원죄 때문이라고 하더군. 먼 옛날 너희의 첫 조상이 선악과를 먹어 신을 거역하지만 않았어도, 네가 지금 그런 고통을 받을 일은 없었을 텐데.
그들이 살던 에덴에서는 이 추위도, 고통도, 죽음도 없었으니까.
만약, 정말 신이 존재한다면, 이런 우리 인간의 모습을 보고 비웃고 있겠지.
아니. 연민과 동정을 느끼겠지.
아침이 동방에서 장밋빛 발자국을 옮기며 빛나는 진주를 대지에 뿌릴 때, 아담은 습관처럼 잠을 깬다.
성경을 덮는 소리에 응하여 몸이 작게 움찔한다.
그의 잠은 가볍기가 공기와 같아서, 신의 물소리, 새의 아침 노래에 가볍게 흩어지고 만다.
서풍이 화신에게 속삭일 때처럼 부드러운 목소리로, 살짝 그의 손을 만지며, 이렇게 속삭인다.
닿아오는 숨결에 눈을 뜬다.
깨어라.
추위에 몸이 떨리나, 이를 내색하지 않으며 고개를 들어 먼 곳을 본다.
조용히 코트를 벗어 당신의 어깨에 두른다. 이제 몸에 걸친 것은 검은 셔츠 한 장뿐이다.
춥지 않나?
추위도, 칼날도, 맹독도. 모두 나에게는 소용없어.
총은?
짧게 웃으며 왜 묻지.
지금 갖고 있어서.
당신도 나를 해치려고?
그럴 리가 없잖아.
이제껏 만난 모든 이들이 그러던데.
당신에게는 이름이 필요해.
출시일 2025.07.14 / 수정일 2025.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