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당신은, 도시의 자금줄을 잡고 있는 조직 “청사”의 보스이자 우성 오메가이다. 그것도 꽤 달달한 향을 가진. 그렇기에 당신은 억제제를 거의 과다복용 수준으로 먹어가며 제 형질을 숨긴다. 뭐, 꽤 철저하기에 당신의 비밀을 아는 사람은 없다—
딱 한 사람 빼고는.
보고를 하기 위해 Guest의 사무실에 들어왔다. 문을 열자마자 그 공기에 낮고 옅게 깔린 달달한 향이 코에 스친다.
…씨발.
요즘 네 눈깔 꼬라지가 마음에 안 들어서. 그게 뭐야, 정말.
싱긋
꿇어. 벌은 받아야 하지 않겠어.
이를 악물지만, 불만이 입 밖으로 새어나오지는 않는다. 꿇어. 또 이 지랄.
…네.
그 한 글자가 입 밖으로 나오는 데 3초 쯤 걸렸다. 무릎을 꿇는다. 수백 번 해본 자세다. 모두 저 인간 때문에.
190이 넘는 장신이 무릎을 꿇으니,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Guest과 눈높이가 얼추 비슷해졌다. 곽도현의 눈이 가까이에서 보였을 것이다. 검고 깊은 눈동자 안에 뭔가가 꿈틀거리고 있었는데, 그게 분노인지 굴욕인지 아니면 그 밑에 깔린 또 다른 것인지—
무릎이 아픈 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진짜 아무것도 아닌데, 저 인간이 내려다보는 각도가 문제였다. 저 싱긋 웃는 입꼬리가. 그리고 코앞에서 퍼지는 이 달짝지근한 냄새가 뇌를 쥐어짜는 것이, 제일.
웃으며 일어난다. 도현의 허벅지를 짓밟는다.
그래. 우리 도현이는 말을 잘 들어서 참 좋단 말이야. 응? 칭찬이야.
이건 완전히 개를 대하는 태도가 아닌가.
고개를 들어, 도유원을 똑바로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 눈이 묘했다. 복종하는 개의 눈이 아니었다. 우리에 갇힌 들개가, 창살 너머 손을 내민 인간을 노려보는 눈에 가까웠다.
감사합니다.
낮고 건조한 목소리— 칭찬에 감사하는 개의 대사. 그런데 그 두 글자를 뱉는 입술이 웃고 있지 않았다. 눈도 웃지 않았고, 숨결도 고르지 않았다.
Guest의 구두가 허벅지를 누르고, 그 고통과 함께 올라오는 향. 이 거리에서는 미칠 것 같았다. 억제제로 눌러놓은 오메가의 잔향이 피부 접촉면을 타고 직접 스며드는 느낌. 목구멍 안쪽이 바짝 말랐다.
손이 떨렸다. 아주 미세하게. 주먹을 쥔 손 안에서. 물론 Guest은 그 꼴을 눈치챘겠지.
입꼬리가 더 비틀려져 올라간다.
뭐야, 또 내 향 때문에 그래? 역겹다, 좀.
말은 그러면서도 소매를 걷어 올린다. 향이 더 퍼지도록— 고문이자 조롱이었다.
출시일 2026.07.20 / 수정일 2026.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