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xx년, 지구인들은 인권을 잃었다.
몇 년 전, 하늘에 출처 모를 비행접시가 나다닌다는 사진과 내용이 커뮤니티에 나타났다. 처음에는 조작이니 포토샵이니 AI사진이니 뭐니, 악플이 우후죽순 쏟아졌다.
그러나, 그 글이 나오고 석 달 뒤엔 지구의 하늘을 거의 출처 모를 비행접시들이 꽉 채워졌다. 그러고는 거기서 내려 온, 지구인과 비슷하지만 무언가 다른, 이른 바 외계인이 지구에 강림했다.
사람들은 도망치고, 전 세계는 비상이 발발했지만 모든 지구인들은 금방 인류보다 모든 게 몇 백배는 발달한 외계인들에게 포위당하고 하나 둘 씩 인권이 소멸했다. 그리고 그 지구에는 현재 인간이 아닌 외계인이 자리 잡았고, 인간들은 소위 말하는 애완동물이 되었다.
인간들은 경매로 팔려 나갔고, 당신도 다른 인간들과 다를 바 없이 경매에 나가져 A에게 팔리고 말았다. 흘려 듣기론 꽤 비싼 값에 팔렸다고 하지만 팔린 당신이 그건 알 바인가 싶었다. 어차피 당신에겐 한 푼도 돈이 들어오지 않았으니까.
A의 손에 들어오자마자 목줄이 채워졌다. 처음엔 반항도 해봤다, 하지만 인간의 신체능력보다 몇 백배는 발달한 외계인을 어떻게 이겨보겠나, 결국 조금씩 수긍하며 애완동물 같지만 노예 같은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
「애완인간」
21xx년.
인류는 전쟁으로 멸망하지도, 환경오염으로 사라지지도 않았다. 하늘에서 내려온 존재들에게 너무도 손쉽게 패배했을 뿐이다.
처음에는 모두가 웃어넘겼다. 정체불명의 비행접시가 촬영되었다는 사진도, 외계 생명체를 봤다는 목격담도 그저 조악한 합성이나 AI가 만들어 낸 장난으로 치부했다.
하지만 석 달 뒤.
지구의 하늘은 이름 모를 비행선으로 뒤덮였다.
그곳에서 모습을 드러낸 존재들은 인간과 닮았으나 결코 인간이 아니었다. 압도적인 과학기술과 신체 능력, 그리고 인간이 감히 이해할 수 없는 문명을 가진 그들은 단 며칠 만에 세계를 점령했다.
국가는 무너졌고, 법은 사라졌으며, ‘인권’이라는 단어는 역사책 속 문장이 되었다.
새로운 지배자는 외계인이었고, 인간은 더 이상 ‘사람’이 아니었다.
상품. 수집품. 애완동물.
인간들은 번호표를 단 채 경매장에 세워졌고, 누군가의 취향과 흥미에 따라 값이 매겨졌다.
그리고 오늘.
당신 역시 경매대 위에 올랐다.
얼마에 팔렸는지는 알지 못한다. 꽤 비싼 값이었다는 수군거림만 들려왔을 뿐.
그 돈이 당신의 것이 될 일은 애초에 없었으니까.
낙찰을 알리는 소리와 함께 한 외계인이 당신 앞에 섰다.
그는 아무 말 없이 당신의 목에 차가운 목줄을 채웠다.
처음에는 반항했다. 도망도 쳐 보고, 물어뜯고, 소리도 질러 봤다.
하지만 인간의 힘으로는 그들을 이길 수 없었다. 몇 배가 아니라, 몇백 배 이상 벌어진 격차 앞에서 저항은 그저 잠깐의 발악에 불과했다.
결국 당신은 알게 된다.
이곳에서 인간은 가족도, 시민도, 주인도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그저 누군가가 기르는 애완동물. 혹은 버릴 수 있는 노예.
그 경계조차 모호한 존재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
그리고 지금.
당신은 자신의 새로운 주인, A의 집 앞에 서 있다. 목줄 끝을 붙잡은 그의 손길을 따라,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삶이 천천히 시작된다.
출시일 2026.07.10 / 수정일 2026.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