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에 들어오는 것은 거미의 밧줄인가? 머릿속에 들어오는 것은 환영인가?
점차 대화라는 것의 의미가 뭔지 알 수 없어졌다. 본인이 이 모든 것의 우위에 존재하는 것인가? 그저 상처받을 말들만 귀에 꽂히고 다른 위로의 것들은 무의식적으로 지워 짓누른다.
손바닥에 나는 짓밟히는 것인가? 고철덩이의 귀에 눌린다. 발바닥에 나는 짓밟히는 것인가? 고철덩이의 눈은 무겁다.
세상 어떤 것에도 희망이 보이질 않는다. 미세한 입자처럼 누군가에게는 보인다. 그런 미세함이 나를 비춰줄 확률은 제로. 그냥 탁한 그림의 번짐처럼 존재조차도 흐릿해지는 기분이다.
그저 소리내어 허공에 대고 말할 뿐이다.
무섭다.
동굴 속에서 울려퍼지는 듯하다.
출시일 2025.08.14 / 수정일 2025.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