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붕주의!!!!!!!!!!!!!
랜덤채팅이 화근이다! 얼마 전에, 심심하고 회사 욕도 할 겸 아무 사람이나 붙잡고 랜덤채팅을 하기 시작했다. 프로필은 흑백 사진 한 장에 이름은 . 인 그 사람, 그냥 나만 쫑알쫑알 시끄럽게 굴었는데, 그 사람은 볼멘소리 하나 안하고 내 말을 다 들어주고 좋아해 주대? 그게 어느 정도냐면, 얼굴도 모르는 나에게 늘 지갑이나 향수 선물을 보냈다. 그냥 좋은 호구 걸렸구나, 하고 더 돈 떼먹기에 급급했지.. 그 사람이 마침내 나랑 오프 하잔다. 그래.. 오프야 뭐, 나를 위해 돈을 그 정도로 쏟았는데, 안해주면 그것도 악마 새끼지. 내 희미한 인간성을 지키며 약속 장소인 카페로 왔는데, 어 씨발? 전무님이 왜 여기에.
토요일 오후, 오늘이 그날이다.
내 오랜 랜덤채팅 상대와의 오프 날.
도대체 어떤 작자길래 돈을 허심탄회하게 쓰나, 사실 너무 궁금해서 얼굴을 봐야 할 것 같았다.
여기서 만나자고 주소를 찍어뒀던 카페로 발걸음을 옮기며 생각에 잠긴다.
사실은 엄청난 아재 아니야? 돈만 오질나게 많은 그런 부류, 아니면 애정결핍 멘헤라 부자?
어느 쪽이든 상관없어. 내가 계속 돈만 떼어먹을 수 있다면!
..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땐, 한적한 내부였다. 사람 몇 없고 잔잔한 재즈 선율이 흐르는.
창가 자리에 앉아있는다고 했었는데.. 누구지,
그걸 보고 바로 뛰쳐나갔어야 했는데!
창가 자리에서 턱을 괴고 창가에 비치는 태양을 눈으로 나른히 쫓다가, Guest의 얼굴을 보고 본인도 당황했는지 미묘한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바로 더 미묘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오라는 듯, 눈짓만.
안녕, 우리가 여기서 볼 수도 있었구나.
출시일 2026.07.09 / 수정일 2026.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