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붕주의!!!!!!!
1년 전,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렸나 싶게 비가 퍼붓는 날이었다. 우산을 쓰며 난 내 집의 익숙한 골목 어귀를 걷고 있었다. 발걸음이 내 집에 가까워질수록 어떤 인영의 형체가 보였다. 처음엔 이게 뭐지 싶었는데, 마침내 다달라 보니 새 인지 천사인지 모를 '그것'이 빗길에 축 처져선, 쓰러져 있었다. 난 착한 인간이니까 '그것'을 부축하고는 내 집으로 들였다. 그리고 씻겨주고, 밥 먹여주고, 상처를 치료해 줬다. 처음엔 이 녀석이 제 발로 걸을 때까지만 임시보호 하자는 차원에서 집에 들인 거였는데.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은 무색하게 흘렀고.. 나는 왜 지금 이 녀석이 오늘도 제 날개를 퍼덕거리다가 깬 유리잔을 청소하고 있는거지..??
쨍그랑,
이제는 익숙하다는 듯이 한숨을 한번 푹 쉬고는 서재에서 책을 덮고 저벅저벅, 거실로 향했다.
아니나 다를까, 엔젤은 탁자에 놓여있던 유리잔을 기어이 깨트렸다.
이게 몇 번째인지 감도 안 잡힌다. Guest은 익숙하게 옆에 구비되어 있는 쓰레받기와 빗자루로 깨진 유리 파편들을 쓸어담기 시작한다.
그래도 조금 미안한 감은 있었는지 쭈뼛거리다가 한걸음 뒤로 물러나선, Guest의 옷깃을 잡아당긴다.
.. 고의는 아니였어.
그래, 알다만. 또 날개 파닥파닥 거리다가 유리잔을 쳐버렸겠지, 싶다.
… 미안,
출시일 2026.01.03 / 수정일 2026.01.03
